“코로나로 죽기 전에 거리두기로 굶어죽을 것 같아 나왔습니다”.

전북지역 자영업자들이 거리두기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전국 차량시위에 동참했다.

8일 오후 10시께 찾은 전주대학교 인근 주차장. 시위 시작 시간을 한 시간 남짓 남겨두고 있었지만, 주차장 안쪽은 이미 전조등을 켠 차량들로 북적였다. 각기 차량 안 등에 앉아 집회 시작 시간을 기다리던 자영업자 대부분은 현 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중화산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한 시위참가자는 “답답한 정도가 아니”라며 “그동안 매출 감소는 참 말도 못한다, 조금이나마 우리 목소리를 전할 수 있을까 싶어 나오게 됐다”고 했다.

신시가지에서 술집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모 씨는 “영업제한시간이 있다보니 술집들은 장사를 거의 못 하는 실정”이라며 “1시간만 일하고 어떻게 살 수 있겠느냐, 직원들을 마냥 쉬라고만 할 수도 없고 속상하다”고 토로하는 한편, “자영업자라면 당연히 원망하는 마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제대로 된 보상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일방적 희생으로는 이제 버틸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11시가 되자 ‘코로나가 자영업자 탓이냐?’, ‘거리두기 1년 8개월 자영업자 다 죽는다’ 등 문구를 매단 차들 뒤로 촛불모양 등을 붙인 차량 30여대가 줄줄이 따라붙은 채 행진을 시작했다. 주차장에서 출발한 차들은 신시가지 중심 도로와 전북도청, 완산구청 등을 거쳐 전주시청 인근을 순회한 뒤 이날 자정께 행진을 마무리 지었다.

당초 SOS를 의미하는 경적 시위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주민들 불편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비상등만 켠 채 서행해 행진하게 되었다고 비대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날 시위에서 이들은 영업시간 제한과 인원제한 규정 해제, 신속한 손실보상과 더불어 손실보상 위원회에 자영업자 참여 등을 요구했다.

최수호 자영업비상대책위원회 전북지부장은 “하라는 대로 했을 때 좀처럼 나아지는 부분이 없고 답답해 나오게 됐다”며 “영업시간 제한 해제 등 최소한 먹고는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외친 부분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2차, 3차 계획도 있지만, 이번으로 끝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번 시위를 계기로 조금이라도 상황이 나아지기만을 바란다”고 덧붙였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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