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장사가 밥 굶어 죽겠다’.

전주지역 자영업자들이 코로나19 거리두기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며 거리로 나왔다.

23일 한국외식업중앙회 전주시 덕진구·완산구지회는 23일 전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장사가 하고싶다 영업시간 보장하라’, ‘영업시간 다시 돌려 달라 힘들어 못 살겠다’ 등 피켓을 든 이들은 “철저한 방역조치로 정상 영업을 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버텨왔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며 “우리의 어려움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에 따르면 전주지역 내에서는 회원 업소 8000여 곳 가운데서는 휴·폐업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40%가량이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지출을 견디지 못해 현재 폐업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방역조치로 인한 손실보상과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역체계의 개편 등을 촉구했다.

실제 전주시 덕진구에서 25년 돌솥밥집을 운영해왔던 A씨는 지난 7월 말 결국 가게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족모임이나 직장회식 등은 기대할 수도 없고, 점심매출만으로는 늘어만 가는 적자 폭을 감당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결국, 손해만 본 끝에 직원 3명도 모두 내보내고 결국 휴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수 십년 동안 생사고락을 같이 했던 가게 문을 닫으니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있었다”며 “아직 문을 다시 열 생각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샤브샤브 전문점을 운영하던 B씨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009년부터 약 12년간 가게를 열어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매출감소와 영업제한으로 인한 손해를 메울 수어 폐업을 선택했다. 당초 종업원 5명을 둘 정도였다는 B씨는 “종업원 수를 줄이고, 가족운영을 하며 버텨봤지만 역부족이었다”며 “대출 등을 메울 돈이 없어 결국 폐업에 이르렀다”고 하소연했다.

가게를 닫은 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목에 풀칠하자는 심정’으로 다른 지역까지 간 사례도 있다.

현재 울산에서 일하고 있다는 C씨는 “1억 5천만원 넘게 시설비를 내고 8년여 간 와인바를 운영했는데, 이 시설비조차 건지지 못한 채 와인정도만 원가에 넘기고 손을 뗐다”며 “장사도 잘 되지 않는데 차감되는 보증금을 견딜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일자리라도 찾아볼까 했지만 막상 취업 사정도 좋지 않아 일자리를 구할 수 없어 경상도까지 가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숨지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전주시 완산구지회 관계자는 “업주들은 폐업한 뒤에도 일자리가 없어 타지역까지 가 일용직 등으로 일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듯 고통 받고 있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질적인 지원 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