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역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하지만 10시 이후 ‘야외 술판’은 여전한 모양새다.

지난 24일 오후 10시께 찾은 전주 서부신시가지. 매장 내 취식금지 시간이 가까워지며 대부분 가게들은 일찌감치 손님들을 내보내고 정리에 나섰다. 이제는 선선해진 날씨 때문인지, 거리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좀처럼 흩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거리에 놓인 벤치나 편의점 앞 테이블 등에 자리 잡은 이들은 술자리를 이어갔다.

전주 서부신시가지 비보이 광장의 모습도 심각했다. 이곳저곳에 ‘10시 이후 광장 내 음주·취식금지 행정명령’을 알리는 플랜카드가 걸려있었지만 이미 벤치 좌석들은 만석이었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에도 불구하고 술병 따위가 든 비닐봉지를 들고 온 사람들은 각기 자리를 잡곤 ‘2차’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벤치만 찾던 이들은 앉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앉아 캔을 기울였다. 숫제 돗자리까지 펼쳐놓은 채 맥주캔을 풀어놓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이날 광장을 찾은 이들 가운데서는 5~6명 이상 모여 앉아있는 이들의 모습이 어렵잖게 눈에 띄었다.

비단 이곳뿐만이 아니다. 반대편 광장에도 어김없이 시민들이 모여 술자리를 이어갔으며, 큰길가 인근 벤치 앞에는 버스킹하는 모습을 구경하기 위해 2~30여명의 시민들이 몰려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버스킹을 구경하던 사람들 가운데에서는 많은 이들이 몰려 있다는 경각심 없이 마스크를 내린 채 맥주를 마시는 이들도 있어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A씨(53)는 “지금 확진자가 얼마나 많이 나오고 있는데 저런 모습을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저러니까 확진자가 줄지 않는 것 같다, 저 중에서 확진자라도 나오면 어떡하려는지 걱정된다”며 한숨지었다.

이날 인근을 돌아보는 약 2시간여 동안 신시가지 인근에 몰린 이들이 완전히 해산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특별히 이들을 단속하거나 계도하는 등 모습도 눈에 띄지 않았다.

단속 주체인 완산구청 관계자는 “현재 한옥마을 남천교 일원 등에서 야외 방역수칙 위반과 관련한 신고가 잇따라 접수돼 단속 인력이 전부 나가있는 상황”이라며 “앞선 신고들을 조치한 뒤 신시가지에 대해서도 단속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인근 주민 B씨(48)는 “누군가 계도해주지 않으면 바로 저렇게 통제되지 않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렇게 상황이 심각하니 알아서들 안 나올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한 건 아니냐”며 “신고해야만 나오는 등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해보인다”고 지적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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