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업은 문화와 산업의 결합이다. 문화예술에 대해 경제적 측면서 접근하는 시각이다.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분야가 손을 잡자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다.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이 문화산업이 글로벌 경제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중이다. 세계 각국은 너도나도 문화산업 육성책을 만들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문화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무한한 성장잠재력이다. 매년 평균 6% 내외의 성장률을 보이는 세계 문화산업은 소득증가와 비대면 경제 활성화에 힘입어 어디까지 질주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또 한 가지는 고부가가치 창출이다. 창의성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문화산업은 높은 이윤을 창출하는 대표적 성장산업이다.

꽤 오래 전 이야기지만 할리우드 영화 ‘쥬라기 공원’은 6천500만 달러를 들여 8억5천만 달러를 벌었다. 한국 영화 ‘쉬리’는 1999년 1100억 원의 직간접적인 경제효과를 거뒀다. 소설 해리포터의 경제적 효과는 308조 원으로 추정된다. 문화산업 세계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2조4천여억 달러로 반도체 시장 규모의 5배다.

이렇게 문화산업의 수익률이 높은 것은 창구효과로 설명된다. 창구효과란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창구를 이용해 다단계에 걸쳐 활용하는 것이다. 해리포터의 경우 책으로 출판돼 4억5천만 부가 팔려나갔을 뿐 아니라 영화와 게임, 캐릭터, 테마공원까지 확장돼 상상을 초월하는 수입을 올렸다. 원소스 멀티유스(one- source multi- use)다. 창구를 거칠 때마다 막대한 수익이 나니 봉이 김선달이 따로 없다.

외신에 의하면 요즘 뜨고 있는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가치가 1조 원을 돌파했다. 전 세계 1억3천만 명 이상이 이 드라마를 시청했다. 들어간 돈이 95억 원인데 1조 원을 벌었으니 41배 남기는 장사를 한 셈이다. 게다가 매일 전해오는 뉴스에 의하면 오징어 게임의 히트로 녹색 트레이닝복과 달고나 과자 세트가 불티나게 팔리고 흰운동화와 삼양라면까지 간접적인 마케팅 효과를 누리는 중이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총리는 “철강 1톤을 수출하는 것 보다 패션 의류 1벌을 수출하는 게 더 낫다”고 했다. 그런 맥락서 영국은 창조산업 즉 문화산업을 국책사업으로 삼고 있다. 요즘 K자로 대표되는 한국 문화상품의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산업이 바야흐로 대융성기를 맞은 게 분명하다. 이 분야에 더 많은 돈과 인력이 투입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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