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업무와 병행하며 로스쿨 졸업을 일궈 낸 엘리트 경찰관이 있다. 바로 책임수사관 박상민(39) 경감이다.

익산경찰서 사이버수사팀장인 박 경감은 제2회 책임수사관 선발시험의 수사분야 ‘수석’ 합격자다.

제76주년 경찰의 날(10월 21일)을 맞아 박상민 경감을 만나봤다.

순창 출신으로 학창시절을 줄곧 전주에서 보내고 2006년 경찰대(22기)를 졸업한 뒤 경찰에 입직한 박 경감은 16년의 경찰 생활 중 강력팀, 경제팀, 외사계(외사 수사), 형사계, 사이버수사팀 등의 다양한 수사 부서에서 근무한 이력이 책임수사관으로서의 자격요건에 부합하면서 수석 합격이라는 쾌거를 얻었다.

최고 등급 책임 수사관으로서의 소감을 묻자 박 경감은 큰 자부심을 드러냄과 동시에 부담감을 표했다.

박 경감은 “스스로 수사 활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도록 부담감이 큰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면서 “책임 수사를 통해 수사 오류가 줄고 그 혜택과 결과가 피해자들에게 돌아간다면 수사권 조정의 취지가 실현되고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는 앞서 지난 2018년 3월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올해 1월 제10회 변호사시험에도 합격하면서 엘리트 중에서도 엘리트로 꼽힌다.

업무를 하면서 로스쿨 학업까지 병행하는 것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도 있었지만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형사팀, 기동순찰대 등 교대부서 근무를 병행하면서 그 어떤 업무도 소홀하지 않았고 그 결과 박 경감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경제팀 근무 당시 스스로 민사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고 판단돼 로스쿨 진학을 결심했다는 박 경감은 “주변 동료, 경찰인 아내의 도움이 없었다면 해낼 수 없던 일이고 정말 감사하고 있다”며 “수사 업무를 비롯한 경찰 업무에서 법적 근거 및 관련 판례, 법리를 꼭 검토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로스쿨에서 공부한 내용이 수사에 확실히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경감은 앞으로의 목표와 바람에 대한 물음에 “특별한 목표는 없다. 다만 계속 경찰 수사의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면서 더 많은 경험을 통해 수사업무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면서 “특히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또 다양해지는 사이버범죄 예방과 처벌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어 “수사 인력을 일선 수사 현장에 추가 배치해줬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면서 “수사관 인력이 증원된다면 그만큼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사건 수는 줄어들 거고, 한 건 한 건에 대해서 좀더 세심하게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책임수사관은 수사부서 장기 근무와 역량 향상을 유도하기 위한 취지에서 수사경력 10년(변호사 자격자 5년) 이상과 실무 중심 서술형 선발시험을 통해 매년 100명 내외 인원만 선발하는 가장 높은 수사관 자격등급이며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이 커진 경찰 수사를 이끌고 있다./하미수기자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