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호 미래와여성 산부인과 원장

금년에도 코로나19 여파로 국가암검진 수검자수가 예전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병 확산 공포로 인해 병원 방문을 미루려는 심리적 요인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염려되는 건 기존에 다른 질병으로 치료받던 환자들이 검진과 치료를 미뤘다가 자칫 질병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치료 받는 암환자 수가 작년에 비해 크게 줄었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등록된 위암, 대장암, 자궁경부암, 간암, 유방암 산정특례 건수를 분석해 본 결과, 지난해 3~5월의 건수는 전전년 동기간 대비 5,146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2019년에 비해 21.4% 감소한 수치다. 국민의 건강권이 코로나로 큰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가건강검진에 대해 이 기회에 자세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국가건강검진이 왜 필요한 것일까? 전 국민의 30%는 건강검진을 통해 각종 질환을 발견하고 있는데, 2018년 기준 검진 종합판정 비율을 살펴보면 30.4%가 질환의심으로 나타났다. 정상 12.6%, 정상경계 33.5%, 유질환 23.5% 등으로 전체 검진자 10명 중 3명 이상은 검진을 통해 질병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특히 건강검진을 통한 질병 판정은 암 생존율 증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암 검진 대상은 모두 6종으로 발병률이 높으면서 조기진단을 통해 치료하면 완치율이 높은 분야로 구성되었다. 위암(만 40세 이상 / 2년 주기), 대장암(만 50세 이상 / 1년), 간암(만 40세 이상 고위험군 / 6개월), 유방암(만 40세 이상 / 2년), 자궁경부암(만 20세 이상 / 2년), 폐암(만 54~74세 고위험군 / 2년)

K-방역으로 코로나 극복에 있어서 세계적 롤모델이 된 대한민국은 전 국민의 건강권을 수호하기 위해 건강검진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신생아부터 71개월까지 영유아를 대상으로 8차례에 걸친 일반 검진과 3차례의 구강검진을 받을 수 있고 키, 몸무게 등 신체계측을 통한 성장 여부는 물론 발달정도, 안전?수면?영양교육, 시?청각 이상, 구강 상태 등의 모든 신체적 검사가 진행된다. 일반건강검진 역시 기본 검사에 B형 간염, 골밀도, 정신건강, 노인신체기능, 인지기능장애, 이상지질혈증에 이어 생활습관까지 확인해 볼 수 있다. 2018년도부터는 만 66세 이상 의료급여수급권자에게 ‘생애전환기검진’도 시행하고 있다. 암검진 비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90%를 부담하는데, 다만 대장암과 자궁경부암, 소득하위 50%와 의료급여 수급권자는 전액 무료로 검진을 받을 수 있다.

국가건강검진은 연말에 40% 가까이 몰리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현 코로나19 상황에서는 연말 이전에 분산하여 검진을 받는 게 필요하다. 검진기관에서도 방역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국가건강검진, 암검진으로 나와 내 가족을 위한 작지만 소중한 사랑을 실천하시면 좋겠다. 건강검진이 평생건강을 위한 최고의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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