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자 전북도의원

디지털 공간의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메타버스’. 처음엔 낯설었지만, 우리 일상에 친숙한 개념이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이미 우리는 아주 오래전부터 미니홈피를 꾸미며 그 공간에 나를 표현하는 아바타가 존재했으며, 이 공간을 떠나 같은 가상현실 속에서 맺은 친구들의 홈피를 찾아가서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인터넷 공간에서의 맛집을 찾아 평가를 내렸다. 결국, 우리는 메타버스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의 메타버스 열풍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언택트와 온택트 사회로의 전환에 의해 재조명 받으며 다시 시작했다. 증강현실과 가상세계라는 기존의 메타버스 유형들은 서로 간의 경계를 허물면서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형태의 융·복합 서비스로 진화·발전하면서 메타버스의 활용을 가속화하고 있다.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소통이 어려워지자, 오프라인에서만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던 활동들이 가상세계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교육부분이 가장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가 폐쇄되어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했을 때, 그 빛을 발했다. 학생들은 가지 못하는 실제 교실 대신 가상현실 속 교실에 등교해 친구들과 만나고 소통했다.
아울러, 메타버스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현실 속 제약에서도 학생들이 가상공간에 함께 모여 동아리 활동과 친목을 다지는 장소를 제공해 ‘사회적 연결’을 가능하게 해줬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메타버스의 이러한 사회적 연결은 현실 세계의 상호작용보다 가볍게 이뤄진다는 점이다. 메타버스에서는 ‘있는 그대로 나’를 만들어 내기 마련인데, 이러한 가상의 정체성으로 맺어진 관계는 즐거운 일만 추구하는 유희적인 관계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결국, 메타버스 내에서 만들어진 학생들의 친목이 메타버스 외 오프라인에서의 실제 학교생활에 그러한 친목이 이어질지 의문이 든다. 결국, 교육에서는 메타버스를 ‘과연 어떻게 교육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가’의 범위를 뛰어 넘은 넓은 범위에서 다양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메타버스의 장점은 코로나19로 인한 학교 폐쇄의 경우에도 현실의 제약을 넘어 학생들의 사회적 연결이 가능하고, 콘텐츠 소비자에서 창작자의 경험 제공을 통해, 학습과정에서 학생들의 자율성이 확대가 가능하다. 또,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경험 제공으로 학생들의 흥미와 몰입도를 높여 학습 시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 확대가 가능하다.

하지만, 정체성이 확립되지 않은 학생들에게 현실의 ‘나’에 대한 정체성 혼란과 현실 도피와 현실 세계 부적응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메타버스는 코로나19 이후 갑작스럽게 급성장하다 보니 적절한 법과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위험요소가 존재해 교육적으로 장점이 있음에도 단점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야기시키고 있다.

결국, 메타버스 기술을 그대로 적용한 교육이 아닌 교육자 스스로가 메타버스를 통해 ‘잘 설계된 수업’을 만들어가야 한다. 메타버스의 활용이 학생들의 상상력을 제약하기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고 지식을 확장시키며, 건설적인 상상력을 자극시키는 촉매제가 되어 단점을 하나씩 지워 나가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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