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린 18일 전주대 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에서 고사장을 잘못 찾아온 수험생이 신속한 이동을 위해 경찰 오토바이를 타고 있다. /박상후기자·wdrgr@

“너무 긴장하지말고, 괜찮아. 평소에도 잘 했잖아, 잘 볼 거야”

코로나19 속 두 번째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8일 전북지역 시험장 앞은 대체로 조용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전 찾은 전주지구 제 11 시험장인 전주 한일고등학교. 7시를 막 넘긴 시간부터 진입로를 따라 긴 줄이 늘어섰다. 진입로가 많지 않고, 또 들어서는 차량들이 많다 보니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잡은 교통경찰들도 차량들이 정체되지 않게 하느라 진땀을 뺐다. 조금 떨어진 곳에 차를 놓고 부모님 손을 잡은 채 오는 학생들이 있는가 하면, 주변 재촉에 미처 인사도 채 다 하지 못한 채 각자 서두르는 가족들의 모습도 엿보였다.

학생들을 일찍 들여보내고 나서도 몇몇 학부모는 교문 앞을 서성이며 좀처럼 걸음을 떼지 못했다.

딸을 배웅한 이모(46)씨는 “방금 왔는데 아이가 시험을 잘 볼까 걱정되는 마음에 좀처럼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그동안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아직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다 보니, 혹시 모를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로 올해도 수능 응원을 위해 붐비는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학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나선 교사 몇 명이 교문 앞에서 학생들과 짧은 포옹을 나누는 등 아쉬운 응원에 나선 모양새였다.

걸음을 서두르는 학생들 사이로 낯익은 제자들을 발견한 교사들은 “긴장하지 말고 시험 잘 보고 와”, “괜찮아, 잘 할 수 있어” 등 응원을 건넸다. 입실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부터는 미처 보지 못한 제자들을 찾으며 ‘어디쯤 오고 있니’, ‘괜찮아?’염려스레 묻는 모습도 보였다.

이 모습을 마주한 제자들은 반가운 얼굴로 품 안에 안겨들거나, 미소 지으며 마주 손을 흔들고 씩씩하게 교문 안으로 들어섰다.

이날 만난 한 교사는 “다들 노력하는 모습을 봐왔으니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원래는 후배들 등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응원을 해주곤 했는데, 올해는 아직 그럴 수 없는 환경이다보니 아쉬운 마음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

정규 입실 시간인 8시 10분을 넘기자 학교 인근은 곧 조용해졌다.

다만 수험표나 겉옷 등을 챙기지 못한 일부 학생들이 있어 부랴부랴 달려온 학부모들이 물건을 전달하는 소소한 해프닝도 이어졌다.

‘아이가 걸칠 것이 필요하다고 해 급하게 왔다’며 옷을 챙겨 온 한 학부모는 학교 관계자 손에 옷을 들려 전해 보내며 멀리 보이는 자녀의 모습에 “급하게 들어가지 마!”, “괜찮아, 시험 잘 보고 와!”하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정문을 지키던 학교 관계자는 “다행히 올해는 지각을 하거나 다른 학교로 갔다 오는 학생은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오늘 시험 보는 학생들이 좋은 성과들을 거둬갔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올해 전북지역 수능 응시생은 지난해보다 124명 증가한 1만 7280명으로 집계됐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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