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지난 9월말 현재 출생아수가 5837명으로 전년 동기 6243명보다 6.5%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한해 8971명이었던 출생아수가 지난해 8165명으로 감소한데 이어 올 들어서도 매분기 전년 보다 출생아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한해 전북의 출생아수 8천 명대 붕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저 출산 문제가 이미 국가 최대 현안으로 다뤄지면서 나름의 대책이 추진되고 있지만 세계 최저수준의 출산기조를 바꿔놓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합계출산율'은 전년 동기 0.84명보다 0.02명이 줄어든 0.82명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여성 한명이 가임기간(15~49세)에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을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역대 최저치라고 한다. 전북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1/4분기 전국평균치를 웃도는 0.92명을 기록했던 합계출산율이 2/4분기 0.87명, 그리고 3/4분기엔 0.85명으로 낮아졌다.

합계출산율이 줄었다 해도 외부인구유입이 지속되는 수도권 지자체와 달리 청년들의 탈지방화로 심각한 인구감소에 몸살을 앓고 있는 전북과 같은 비수도권 지자체들의 지속적인 출산율감소는 결국 인구절벽이란 최악의 상황을 비켜갈 수 없도록 한다는 점에서 심각성은 크다.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 3포세대를 지나 집과 인간관계 단절을 더한 5포세대, 여기에 꿈과 희망을 포함한 7포세대가 나오더니 이젠 포기해야 할 게 너무 많은 N포세대란 말까지 나왔다. 아이 낳아 키우는 사람을 좋게 표현하면 ‘애국자’요, 심하게 평하면 ‘바보’라고 할 만큼 한국사회에서 출산은 참으로 힘든 결정이고 그 이후의 삶은 결국 고통이 될 것이란 시각이 팽배한 지금이다. 출산이 축복이 되려면 제대로 된 환경에서 어려움 없이 양육에 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져야 하지만 지금 한국에선 이 모든 게 불가능으로만 요약되고 있다.

양육과 교육을 포함한 모든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설계하지 않는 한 저출산 기조는 절대 해결 못한단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부모 능력 안 되면 국가가 책임지겠다는 확실한 믿음을 주지 않는 한 지금의 흐름은 되돌릴 수 없음을 정부는 직시해야 한다. 지금 처방으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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