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 눈높이 맞추는 접근 필요한 때

오피니언l승인2021.11.29l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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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 한국농어촌공사정읍지사장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피교육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교육 대상의 성별, 연령층, 직업, 환경 등 상황에 따라 교육법이 달라져야 하고 최선의 교육방법을 찾아 적용했을 때 비로서 교육의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눈높이 접근이 비단 교육에만 중요할까? 청렴에도 눈높이 접근법이 필요하다.
청렴이 강조되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최근에는 ESG 실천 등 기업의 가치경영에 대해 국민들의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민들이 공직자에게 기대하는 윤리와 청렴 수준 역시 점점 높아지고 엄격해지고 있다. 

그렇다면 공직자에게 바라는 청렴의 눈높이를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고객들의 기대부터 파악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서비스를 제공 받는 국민들과, 기관 내부 고객인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청렴·윤리에 대한 기대치는 어느 정도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내부직원의 경우는 특히 윤리적 민감성이 높은 젊은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여기서 요구되는 것은 ‘진정성 있는 소통’이다. 형식적 의견수렴이 아닌 적극적인 대화의 자세로 직접 의견을 들어야한다.

우리 공사는 외부 고객들의 공식적인 의견수렴을 위해‘청렴윤리특별대책’을 세워 본사는 물론 전국 지사, 전 부서에서 ‘청렴국민패트롤’ 위원회 제도를 실시 중이다.
사업/서비스 분야별 국민 대표를 선정하여 반기별 1회씩 의견을 공유하는 간담회를 개최한다. 우리지사 역시 상반기에 사업별 고객대표/협력업체/관계공무원 등 분야별 위원을 선정하여 의견을 수렴한 바 있다.

내부 직원들 대상 소통채널도 신설했다. 입사 연차가 길지 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자체 감사단’을 구성하여 지사의 업무 처리 방법 등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듣고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기존에는 기회가 없어 표출되지 못했던 의견들이 수면 밖으로 나온다.
소통의 결과로 기대치를 파악했다면 이를 실천으로 연결해야 한다. 실천 방법에 있어서도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다. 지금까지는 청렴·윤리 실천에 대해 주로 개인에게 맡겼다.
조직문화 등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는 거의 전적으로 직원 개인에게 윤리적인 행동과 업무태도를 기대했다.
하지만 윤리에 대한 개념이 세대별, 직급별, 직렬별로 다르듯이, 어떤 방법으로 얼마만큼 윤리를 실천할 것인가도 개인에 따라 다르다.
누군가는 다른 사람보다 윤리적 기준이 높아 200만큼 실천할 수도 있고, 어떤 이는 과거에 비해 나아졌지만 30만큼만 실천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100을 기대했던 국민과 직원들 사이에서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가해자와 피해자가 나오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래서 우리에게‘눈높이’접근법이 한 번 더 필요하다. 청렴을 이행하는 주체인 직원들이 확실하게 청렴을 실천할 수 있도록‘행동원칙’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직원이 어느 자리에 가든 적어도 100만큼의 수준은 실천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
분명하게 부패했다고 말할 수 있는 행위도 있지만, 사람에 따라 누군가에겐 부패로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누군가에겐 부패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이 할 일은 직원들이 조직 대내외에서 요구하는 윤리수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윤리원칙을 고민하고 제시하는 것이다. 그래야 피해자와 가해자를 줄이고 상호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매년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를 실시한다. 기관 자체적으로도 다양한 조사를 하고 있다.
외부기관 주관 설문이든, 기관 자체로 실시하는 설문이든 설문 결과를 받아든 사람 입장에서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우리 기관, 우리 부서는 부패가 없었는데 왜 청렴도 조사결과는 예상치보다 낮은가?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여러 원인 중 하나는 높아져 있는 기대치와는 달리 일부 구성원들이 전통적인 부패행위만 부패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측정하는 사람, 측정 받는 사람의 눈높이가 달랐기 때문이다. 청렴도는 청렴과‘다른 가치들’을 함께 측정하므로 눈높이를 맞추어 청렴의 범위를 포괄적으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확대된 청렴의 가치를 공감대가 형성된 수준까지 실천할 수 있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그것이 청렴이 체계화된 조직으로 나아가는 길이고, 공공기관으로서 응당 갖추어야 책임성과 공정성과 가까워지는 방법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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