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 행정대학원 행정학과와 지방자치연구소가 국내 재계와 학계를 대표하는 명사들을 초청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10배의 혁신’을 고민하는 기획이론특강이 마무리됐다. 대장정의 마침표는 전(前) 국토교통부 장관인 김현미 초빙교수가 찍었다. 김현미 초빙교수는 14일 전북대 진수당에서 전북발전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미래산업 선점’과 ‘인재 육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초청된 명사들이 제시한 담론들을 한데 묶은 노정의 결과물이다. 김현미 초빙교수가 담당한 기획이론특강은 국내 저명인사들과 함께 전북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그려보는 ‘문샷씽킹(moonshot thinking)’을 구체화하는데 주력했다.

“현재 전북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전북과 관련된 거의 모든 통계수치는 전국 최하위권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IT와 플랫폼 산업이 두드러지면서 기업입지 남방한계선이 지속적으로 북상하고 있습니다. 수도권 집중화, 더 나아가 수도권 내에서도 일부지역 편중이 노골화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발상의 전환을 앞세워 흔들리지 않아야 흡수되거나 소멸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상황을 역전하기 위해서는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수 있는 새로운 분야를 서둘러 선점해야 합니다.”

국내 재계와 학계를 선도하는 명사들의 강연을 꾸준하게 지켜본 김현미 초빙교수는 기획이론특강의 대미를 장식하면서 “전북의 생존을 위해서는 미래를 한발 앞서 개척하는 혁신적인 사고와 인재양성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김현미 초빙교수는 “전북이 갈수록 시대에 뒤처지는 상황에서 뭔가 전환의 계기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강의를 이어갔다”면서 “시대 흐름을 선도하는 전문가들이 잇따라 제시한 해법을 종합하면 ‘결국 사람과 생태계’라는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조만간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으로 예상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일상이 펼쳐질 것입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컴퓨터 언어를 모르면 미래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는 명문대 간판으로 살아가는 세상이 아닌, 창의적이고 문제해결능력을 갖춘 인재가 우대받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이제 전북은 미래인재를 키우는 산실이 되어야 합니다.”
김현미 초빙교수는 그러면서 전북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문샷싱킹’으로 △국립대 통합으로 인재를 키우고 △‘점’상태의 신산업을 ‘면’으로 바꾸고 △전북을 명실상부한 농업도시로 발돋움시키고 △중소기업이 탄탄한 산업생태계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현미 초빙교수는 무엇보다 “현재 전북의 가장 큰 문제는 미래 산업을 주도할 전문인력을 제대로 교육시키고 배출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무엇보다 SW 개발인력과 첨단사업을 책임질 인재양성 생태계를 서둘러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미 많은 기업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인력을 제공 받을 수 없는 지역에는 투자할 가치를 못 느끼고, 있는 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냉정한 지적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은 구상단계이긴 합니다만, 국립대 통합을 통해 지역 특성에 맞는 인재 양성을 서둘러야 합니다. 전북의 경우 SW 인재와 수소산업과 탄소산업 등 신산업을 주도할 인재, 농업 바이오 인재를 키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와 함께 김현미 초빙교수는 “전북의 신산업 구조를 현재의 점에서 선으로, 선을 확장해 면으로 넓히는 고민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잊지 않았다. 김현미 초빙교수는 “전북의 산업현장을 다녀보니 정읍의 SKnexilix, 코스닥 상장기업인 비나텍과 다원시스, 두산푸얼셀, 익산의 위제스 등 캐시카우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면서 “문제는 전북의 기업들은 거시적으로 보면 각자도생의 점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초빙교수는 그러면서 “수소산업과 탄소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들을 선과 면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신산업 생태계가 구축되어야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면서 “정부-기업-연구의 골든트라이앵글을 통해 내실을 다지고 규모를 키운다면 미래의 거센 파고를 헤쳐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초빙교수는 “전북은 농도(農道)이자 농촌진흥청을 품고 있는 만큼 농업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최적의 지역”이라면서 “농업선진국이 아닌 선진국이 없는 만큼 우리도 규모화를 통한 선진농업과 스마트농업을 서둘러야 하고 그 중심에 전북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초빙교수는 마지막으로 “김경수 전(前) 경남지사가 처음 제기한 메가시티 논의가 가속화 하면서 광역자치단체마다 사활을 걸고 ‘헤쳐 모여’를 외치고 있는 모습”이라며 “전북이 메가시티 논의의 와중에 흡수되거나 소멸되지 않기 위해서는 전북만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다지고 스스로의 자생력과 구심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전북이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 찾아내서 정부를 상대로 관철시키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초청명사들의 전북발전 해법 키워드는

김현미 초빙교수의 ‘문샷싱킹’에는 모두 13명의 재계·학계 명사들이 거쳐갔다. 초청명사들이 제안한 주옥같은 전북발전 해법들을 되짚어 본다.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경영환경연구실장 “코로나19로 자국우선주의가 노골화되고 모든 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될 것”

주은기 삼성전자 부사장 “기업 투자조건의 1·2순위는 SW 인력과 중소기업 경쟁력”

박용만 전(前)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대규모 투자나 공장 유치는 옛날식…레거시 적고 문화적 배경 갖춘 전북이 가능성 있다”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 “10대때 작은 차이로 문과와 이과로 나누는 세계에서 유일한 나라…명문대 졸업보다 만 줄짜리 프로그램 짜본 경험이 훨씬 더 중요”

김세훈 현대차 부사장 “수소사회와 기술에너지시대는 현실…이제 새만금이 역할할 것”

박재덕 SK E&S 부사장 “새만금은 RE100의 랜드마크…핵심인재 양성에 새만금 성패 달려”

다니엘 린데만 방송인 “세계와 가까워지려면 선입견 극복이 중요…Bird′s view로 선입견 없앴으면”

마강래 중앙대 교수 “전북 생존 위해서는 행정구역 넘어서는 혁신전략 필요”

승효상 건축가 “서구에서 폐기한 아파트형 건축을 ‘서구화’로 오해…전북 고유의 상상력 넘치는 도시 기대”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 “전북은 단품만 많고 코스요리는 없어…세계유산만 5곳 입체적 활용을”

강호진 주한 네덜란드대사관 농무관 “농업은 블루오션…정부·민간·연구기관 3자간 협력이 관건”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제품과 상품 차이 정확하게 구별해야…볶음밥·주먹밥·떡볶이가 쌀값 좌우”

윤석준 제일기획 부사장 “1회용을 2회용으로 만드는 것이 문샷…길을 찾는 데 그치지 말고 길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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