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약자들의 보호를 위해 전주·완주 지역에 설치, 시범 운영 중인 교통안전시스템이 운전자와 보행자의 눈에 띄지 않아 개선이 요구된다는 목소리다.
실제 최근 전주시내 한 은행 앞에서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들어서자 보행자를 위해 설치된 인근 전광판에 ‘진입차량 주의’라는 안내문구가 띄워졌고 동시에 횡단보도로 진입하는 차도 옆에 설치된 운전자 시야용 전광판에도 ‘보행자 주의’ 문구가 나왔다.

하지만 운전자는 물론 보행자도 이를 쉽게 인지하지 못했다. 인근을 지나치는 차들은 여전히 속도를 내 지나갔고, 보행보조장치를 짚은 한 할머니는 조심조심 걸음을 옮기던 중 갑작스레 달려오는 차량을 보고 잠시 멈춰서야 했다.
사람이 지나가는지 여부를 미처 인지하지 못한 차들은 감속 없이 길목에 접어들기를 반복했다.

취재기자에 따르면 현장을 지켜본 약 1시간여 동안 운전자 시야용 전광판에 보행자 주의 표시가 나올 때 속도를 줄인 차량은 2~3대에 불과했다고 한다.
보행보조장치를 이용하는 노인들의 경우 시야가 낮아 높이 설치된 전광판을 미처 보지 못하는 등 문제도 있었다.

취재기자가 이날 현장에서 만난 한 어르신은 “불이 들어와도 이것(보행보조장치)을 짚고 이동하다 보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다보니 설치된 줄 몰랐다”며 “차들이 멈춰주면 안심하고 건너겠지만 저렇게 빠르게 달리는 사람들이 멈춰주지 않을 것 같아 아직은 혼자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운전자는 “순간 지나치는 길목이고 크기가 작아 그런 게 있었는지 못 본 것 같다”며 “여기에 그런 알림이 있다고 알려주거나 좀 알기 쉽게 설치됐다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전주시내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고 한다. 전주 용흥초등학교 인근과 삼호저축은행 오거리, 완주군 하리버스정류장 인근 등 3개소에 설치된 횡단보도 교통안전 시스템은 이제 막 현장 실증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앞으로는 수집된 자료와 인근 주민들의 의견 등을 수렴해 개선한 뒤 내년에는 추가로 3곳을 설치하고 다양한 도로환경의 데이터베이스를 수집할 것이라는 게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지난해 구축한 시스템을 도내 도로에 시범적으로 설치해 진행하고 있는 단계로, 아직 완성되었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사람 목숨과 관계되는 일이니 만큼 철저한 준비를 통해 완벽한 시스템 구축과 시스템을 경험해본 주민들의 의견도 수렴해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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