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상수 농진청청년농업인육성팀농촌지도관
     
지난해 농촌진흥청과 한국4-H본부 주관으로 ‘청년, 너 어디서 어떻게 살래? 농촌은 어때?’ 라는 주제로 ‘제2회 청년 미래비전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토론회에 앞서 대학생 1,000명을 대상으로 ‘2020년 대학생 농업·농촌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는데, 31.8%의 대학생이 도시 집중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일자리’를 뽑았다.

청년들의 삶의 비중에서 일자리가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일자리 문제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도시로 몰리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자리를 찾기 위해 청년들은 도시로 가고 있지만, 도시에서도 청년들의 일자리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1년 7월 기준 청년고용률은 45.5%이고, 5월 기준 최종학교 졸업자 470만 6천명 가운데 미취업자는 154만 8천명으로 집계되었다.
미취업자 10명 중 4명(40.6%)은 직업교육, 취업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이를 보았을 때 청년들은 경제여건과 코로나19로 인한 취업한파 등 여전히 취업의 문턱이 높음을 체감할 수 밖에 없다.

인구의 도시 집중화로 인해 청년층이 사라지고 있는 농촌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
2020년 한국고용정보원의 지역별 인구소멸지수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전국 228개 시군구 중 46.1%인 105곳이 인구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었으며, 이 중 92.4%인 97곳이 비수도권 지역에 집중되었다. 농촌의 인구 소멸 문제와 함께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농촌의 새로운 가능성과 직업으로서의 잠재적 가치를 높이는 한편, 청년들이 원하는 생활환경을 농촌에서 찾을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금년 8월 ‘제3회 청년 미래 비전 토론회’는 일자리 환경으로서 농촌의 현황을 깊이 다뤄보고자 ‘청년 일자리, 농촌에 답을 구하다.’라는 주제로 열렸다.
대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농촌 거주와 관련된 다양한 설문이 진행되었다. 청년들은 졸업 후 농촌에 거주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거주하고 싶다’가 28.1%로 답해(‘거주하고 싶지 않다’, 71.9%) 예상대로 농촌에 거주하고 싶지 않은 청년들이 훨씬 많았다.

자연과 함께하는 생활 등의 이유로 농촌에 거주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일자리 부족, 문화생활 여건 미비, 의료 및 복지기반 시설 열악 등의 이유로 농촌에 거주하고 싶지 않다고 응답했다.

‘자신이 원하는 직업 취업 시 농촌 거주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절반 이상인 57.3%의 청년들이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농촌이 농업을 위한 공간을 넘어 다양한 일자리가 발굴된다면 농촌에도 청년들이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청년들이 농업·농촌에 쉽게 접근하고 다양한 정보를 한곳에서 찾을 수 있는 ‘똑똑! 청년농부’ 정보제공 시범서비스를 이달 12월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 서비스를 통해 정부기관과 지자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정보, 교육정보, 기술창업 정보와 모임체 현황, 법률, 세금, 농지 등 농업 관련 정보를 종합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귀농과 창업 등을 앞둔 청년들이 농촌에 대해 탐색하고, 일자리 및 살아가는 것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두 번째로, 청년농업인 4-H회 활성화와 기술창업 및 안정적 판로 지원을 위한 협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약 8천여명의 청년농업인들이 활동하고 있는 청년4-H회를 ‘23년까지 정예 청년농업인 1만명육성을 목표로 제도권 내에서 디지털농업, ICT, 드론 등 청년층이 쉽게 접근가능한 사업을 지원하고, 농진청의 우수 R&D 성과와 특허기술들이 현장의 청년농업인과 접목될 수 있도록 실증과제 등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더불어 라이브커머스 등을 활용한 온라인시장 진출에 기관별 협업을 통한 청년농업인 전용관을 상시 운영해 나간다.

마지막으로, 청년을 위한 맞춤형 지원사업과 교육을 확대 운영한다.  우수한 청년의 아이디어가 사업화될 수 있도록 ‘청년농업인 경쟁력 제고사업’을 확대하고, 지역 거주 청년 간의 정보교류와 기술창업을 위한 ‘청년농업인 협업공간 조성사업’, 선도농가의 우수한 기술을 전수하고 시설을 지원하는 ‘선도농업인 기술이전 모델화사업’도 새롭게 추진하게 된다.

또한, 의견수렴을 통해 맞춤형 교육과정을 다양하게 운영함으로써 청년들의 농산업 기술창업을 지원하고 전문역량 향상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농촌은 농업인들만이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직업군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공간으로 변모되어야 한다. 청년들이 농촌을 새로운 직업의 터전으로 여기고 농업에서 삶의 가치를 그려가는 그 날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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