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 여파로 택시기사가 줄어들면서 ‘심야 택시 대란’이 생긴 가운데 지난 26일 밤 전주역 앞 택시 승강장에서 사람들이 추위에 떨며 택시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상후기자·wdrgr@

“벌써 1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있는데…. 날씨도 춥고, 택시는 안 잡히고 짜증나네요”.

고강도 거리두기로 인한 ‘이른 통금 시간’에 시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저녁 9시를 전후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지면서 택시 잡기도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지난 26일 오후 9시 40분께 찾은 전주역 앞. 평상시 늦은 시간까지도 길게 늘어서 손님을 기다리던 택시들의 행렬은 간데없었다. 까맣게 어스름이 내린 가운데 열차에서 막 내린 승객들은 자신들을 실어 날라 줄 택시가 올 때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을 섰다. 간간이 한두 대 택시들이 오가기도 했지만, 모여있는 사람들을 전부 태우고 떠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전날부터 이어져 온 찬 공기 속에 택시마저 좀처럼 오지 않자 사람들의 얼굴도 빨갛게 달아올랐다. 저마다 캐리어 등 짐을 꾸려 든 사람들은 빨갛게 언 손을 호호 불며 택시가 올 때까지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이날 택시를 기다리던 한 시민은 “열차를 타고 오면 항상 타고 갈 차 한 대씩은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사람들은 많고 차는 없으니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며 “하필 오늘 날씨는 또 왜 이렇게 추운지 손이 다 얼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9시 이후 택시 잡기가 어려워진 것은 비단 이곳 뿐만은 아니다. 도심 곳곳에 위치한 유흥지역 등에서도 자리가 파한 뒤 택시를 잡지 못해 난감해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식당이나 술집 등을 찾았던 손님들이 매장 내 취식 금지 시간 전후로만 ‘반짝’ 몰리는 탓에 택시기사들도 손님 잡기에 고심이 크다.

27일 만난 택시기사 A씨(50대)는 “짧은 시간에 많은 손님들이 몰려서 여러 번 일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라며“이후에는 아무리 다녀도 손님 만나기가 쉽지 않다, 얼마간 찾아다녀 보다가도 곧 들어가 쉬곤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 한 택시업체 관계자는 “지난 11월까지만 해도 단계적 일상회복 등으로 인해 사정이 괜찮았지만 최근 거리두기 시행 이후에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저희는 손님이 있어야 하는데, 돌아다니는 손님 자체가 없어지니 아예 그 때까지만 일을 하고 들어가시는 분들도 계시는 것 같다”고 말하는 한편, “적어도 코로나가 좀 풀리고 진정돼야 그나마 원활한 영업이 가능해 보인다, 이 상황이 끝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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