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영 전북학연구센터장

“우주가 생긴 그 날부터 계속/무한의 세기를 넘어서 계속/우린 전생에도 아마 다음 생에도
영원히 함께니까/이 모든 건 우연이 아니니까/운명을 찾아낸 둘이니까/DNA“
방탄소년단의 “DNA”라는 노래가사를 보면 처음부터 우린 남들과 다른 둘만의 DNA로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사실 모든 공동체 그러니까 민족이나 국가 또는 지역은 언제부터인지는 몰라도 자연스럽게 몸에 체화된 문화라는 DNA를 통해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인하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신화와 역사 또는 의례와 축제 등에 의한 공동의 기억과 경험이 우리가 같은 공동체라는 것을 증거한다.

전북학연구센터는 바로 전라북도민에게 흐르고 있는 전북DNA가 무엇인지를 찾고 그것에 기반하여 전라북도가 가야할 미래방향을 제시하고자 만들어진 조직이다. 그러니까 전북학은 전라북도의 과거 속에서 문화원형을 찾아 현재적 의미에 대해 연구하고 미래를 위한 비전을 보여주고자 하는 학문이다.

전북도민들이 같은 공동체의식을 공유하고 전라북도민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우리에게 무의식적으로 체화된 전북DNA에 기인하고 있다. 전라북도의 문화원형은 역사, 문화, 사회, 생태, 농업,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에게 특히 각인되어 체화된 것을 의미한다. 전북학연구센터는 전북정신의 원형을 찾고 이를 도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영상 도민강좌 ‘전북학당’을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에 전북학당을 검색하면 “후백제 왕 전주에서 삼국의 패권을 노리다”, “천년 제지기술 문화예술로 거듭나다”, “고창 운곡에 엄청난 습지가 숨어있다고?”, “전북 쌀농사의 기원” 등 다양한 강좌를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 전북학당은 무엇이 우리 전라북도민의 정체성과 자긍심인지에 대한 물음에 응답하고 있다.

전북학연구센터는 과거의 역사적 현상이나 문화가 현재적으로 어떤 의미인지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전라북도가 고대로부터 한중일 문화교류의 중심지임을 밝힌 “동북아 문물교류허브 전북”, 전북지역의 근대이후의 극장현황을 분석한 “전북지역 극장”, 서해안 지역의 해양문화를 분석한 “줄포만과 변산반도의 해양문화”, 무성서원의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여 번역한 “무성서원원지” 등을 편찬했다. 그 중에서도 전남 일대 마한으로만 정의된 역사문화권정비법에 전북지역 마한이 포함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마한의 시작과 꽃을 피운 땅, 전북”을 통해 전국에 알렸다. 내년에는 마한권역에 전북이 포함될 수 있게 법 개정이 예정되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우리의 지금을 알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하고 그 현재적 의미를 끊임없이 연구해야함을 전북학연구센터는 잊지 않고 있다.

전북학연구센터는 전북의 미래발전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학문의 구분 없이 학제적 연구를 통해 수많은 학설을 자유롭게 토론하며 발전하는 백화제방(百花齊放)을 꿈꾼다. 전라북도 지역을 연구하는 1백여명의 전문가들이 한 곳에 모여 다양한 주제별로 전북의 과거와 미래를 토론했던 “제1회 전북학대회”는 그 자체로 백화제방이다. 전북 지역학 연구의 흐름과 전망, 지역과 사회의 공존과 지향, 고대사를 계승하는 창조와 혁신, 전북 문화의 정체성과 확장성, 농업문명과 삶의 동행 5개의 세션으로 운영된 전북학대회는 전북의 정체성과 나아가야할 미래지향성을 제시하는 뜻 깊은 학술대회였으며 향후에도 지속될 예정이다.

전북학은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 속에서 그 가치를 찾아내고 미래의 꽃을 피우는 과정의 학문이다. 전북학연구센터는 전북도민들이 전라북도에 대한 무한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항상 함께 할 것이다. 우리는 무한의 세기를 넘어서 계속 영원히 함께니까.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