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새만금수목원이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올해 착공되는 것으로 확정됐다. 새만금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제26차 회의를 열고 새만금 사업 관련 주요 정책을 심의 확정했다. ‘국립새만금수목원 개발기본계획’도 이날 위원회를 통과했다. 지난 2009년 산림청이 ‘수목원 확충 기본계획’을 세우고 조성을 시작했으니 확정까지 13년여가 소요된 셈이다.

확정된 사업계획을 보면 모두 1천63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새만금 농생명용지 내 151ha 면적으로 조성되며 올해 착공해 오는 2026년 준공한다. 개원은 그 다음 해인 2027년이다. 새만금 수목원은 전시 · 경관 · 연구 3개 지구와 수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주요 시설로는 해안식물동, 수생식물원, 새만금 이야기원, 자연천이연구지 등이 들어선다.

새만금 수목원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국립세종수목원에 이은 세 번째다. 해안 간척지에 조성되는 사례는 국내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드문 사례다. 그만큼 새만금수목원의 의미는 매우 깊다 할 것이다.

사실 새만금사업은 끊임없는 환경파괴 시비에 몸살을 앓아왔다. 두 차례나 사업이 중단되고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사태까지 갔다. 현재도 공항 건설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들을 잔뜩 안고 있다. 설상가상 정부의 갈팡질팡 정책에 타 지자체들의 견제까지 한몫하는 바람에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는 프로젝트다. 착공 30년을 넘긴 지금 겨우 도로공사가 한창이고 철도나 공항 등 인프라도 초기 단계다.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라는 이름이 멋쩍을 정도다.

그런 만큼 수목원이 갖는 환경친화적 성격은 주목거리다. 새만금지구는 토양의 염분농도가 높고, 해풍으로 인해 식물 생육이 어려운 여건이다. 그 불리한 조건을 역발상으로 활용하는 게 새만금 수목원의 특성 중 하나다. 즉 해안 염생 식물과 도서 식물의 보고라는 임무를 부여받은 것이다. 앞으로 해안 식물의 보전과 연구, 체험, 교육 및 식물자원 확보 등 할 일이 많다. 원래 취지를 잘 살려 운영된다면 환경친화적 새만금 지구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 한 가지 지역과의 상생에도 힘써야 한다. 전북은 농생명에 특화된 곳이다. 도내에는 이미 전주 도로공사 수목원과 완주 대아수목원, 익산 원광대 자연식물원 등이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진안 백운에 국립지덕권산림치유원도 착공을 보았다. 이런 산림자원들을 네트워크로 묶는다면 전북이 산림 관련 관광산업의 중심지로 각광 받을 수 있다. 전북도와 산림청은 이 점에 착안해 큰 그림을 구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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