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지위나 경제력에 따라 자녀의 학습 격차가 크게 차이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최근 10년 사이 그 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 상위 5개국(한국, 싱가포르, 에스토니아, 일본, 핀란드)을 대상으로 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 학업성취도평가연구: PISA 2018 상위국 성취특성 및 교육맥락 변인과의 관계 분석' 연구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 학생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떨어졌으며 부모의 사회경제 지위가 낮을수록 학생들의 성적도 낮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부모의 직업과 보유자산, 부모 교육수준 등 변수를 합산한 경제사회문화적지위지수에 따른 학생들의 영역별 평균 성취도를 산출해 2009∼2018년 평가에서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했다. 한국은 5개국 가운데 수학의 상하위 10% 학생들 점수차이가 111점으로 5개국 중 싱가프로 다음이었고 읽기와 과학점수차도 96점으로 3번째로 컸다. 특히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학생들의 성적하락폭이 상위학생 평균보다 컸고 9년 동안 학습격차 역시 핀란드 다음으로 가장 많이 벌어진 국가가 한국이었다. 교육 불평등으로 인한 교육격차 심화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또 고착화되는 한 단면으로 해석될 만한 부분이기에 문제의 심각성이 부각된다.

불평등한 교육은 학생들의 학업성취의욕을 저하시키고 이는 결국 졸업 후 학생들이 사회적·경제적 생활을 영위해 나가는데 있어 또 다른 심각한 불평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불행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시작된 양극화 현상이 교육 차별로 이어지면서 계층 간 교육격차 심화라는 교육의 대물림으로 까지 강화되는 고질적 병폐를 심화시키기에 그렇다.

정상적인 공교육이 무너진 국가에서 미래를 논하는 건 사치다. 과도한 사교육을 요구하는 입시제도에서부터 극심한 학벌위주의 사회가 고착화된 지금의 틀을 깨지 않는 한 교육의 미래는 없다. 법과 제도를 고쳐서라도 교육에서 만큼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꿈과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도전해야할 미래를 위한 교육의 출발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면 이는 너무 불공평하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