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병장수는 인류의 영원한 꿈이다. 하지만 그 꿈을 이루는 것은 그리 만만한 일이 아니다. 오래 살고 싶어 별별 방법을 다 써보지만 100세 넘기기도 힘들다. 알려진 바로는 선진국의 경우 100세인 인구가 총인구의 0.04~0.05%라고 하니 그에 도달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도 남는다.

그렇다면 실제로 인간 수명은 최대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122세다. 프랑스 잔 루이즈 칼망 할머니는 1875년 태어나 1997년 세상을 떠났다. 기록으로 본 인류 사상 최고로 오래 산 예다. 생존자 중에는 일본의 다나카 가네 할머니가 올해 118세가 된다.

이런 상황서 지난 2000년 흥미로운 내기가 벌어졌다. 미국 앨라배마 대학교 스티븐 오스타드 교수는 한 과학잡지에 이런 말을 실었다. “지금 아마도 첫 번째 150세가 될 사람이 살아 있을 것 같다.” 그러자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제이 울샨스키 교수는 반대의견을 냈다. 두 사람은 각자 150달러씩을 투자회사에 넣었다. 2150년 승자가 된 사람이나 그의 후손이 그 판돈을 가져가자는 계약이었다. 대략 승자는 약 2000억 원을 손에 넣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내기 당사자들이 그때까지 살 가능성은 없다.

이렇게 인간 수명을 둘러싼 논의는 인류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다. 현재까지 수명에 관한 과학적 연구의 결론은 114.9세라고 한다. 미국 앨버트아인슈타인 대학 연구진은 ‘인간 수명의 한계에 대한 증거’라는 논문에서 아무리 의학이 발전한다 해도 유전자에 입력된 수명의 한계 때문에 114.9세를 넘을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 이상을 넘은 예들은 극히 예외적인 것으로 제외했다. 150세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 울샨스키 교수는 122세 장수 노인은 수천억 명 중 한 명에 대한 이야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 와중에 최근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 레오 벨자일조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령은 130세이며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10세 이상 초고령자와 105세 이상 준초고령자 통계를 비롯해 연령별 사망 위험, 생존율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80세부터는 사망률 증가세가 완화되고 105세 이상부터는 위험률이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을 나타냈다.

요즘 ‘호모 헌드레드’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나이 100세 넘은 사람이 급증한다는 이야기다. 오래 살겠다는 염원이 조금씩 현실화되고는 있지만 이에 따르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병상에 누워서 100세를 넘긴들 무슨 소용이랴. 거기에 60대면 은퇴하는 라이프사이클에서 나머지 삶을 어떻게 꾸릴지도 막막해 보인다. 그저 건강하게 천수를 다하면 그만이려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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