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적 사유를 현대미술로 풀어내는 미술가 문리의 개인전이 18일부터 30일까지 지후아트갤러리(대표 이정희)에서 진행된다.

문리 개인전 '물꽃'에서는 물의 속성을 탐구하고 해석해서 획(劃)으로 표현한 한국화 50점이 전시된다.

이번 전시 주제는 물(水)이다. 물은 변화와 선(善), 자유의 상징이다.

추운 겨울에 물은 얼음으로 잠시 머물고 있지만, 낮은 곳으로 흐르는 여정일 뿐이다. 물은 어떤 소리도 낼 수 있고 어떤 맛으로도 변할 수 있지만, 자기 소리·빛깔·맛은 따로 없다.

하지만 만물을 통해 자기 모습을 드러낸다. 흐르고 흐르다 절벽을 만나면 겁 없이 몸을 내던져 꽃을 피운다. 그래서 폭포를 물꽃이라 한다.

문리 작가는 한지와 광목천 위에 먹을 사용해 '물'의 다양성을 표현했다. 

특히 그는 작품에서 형상을 덜어내고, 비운 후에 남은 획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광목 위에서 일획으로 표출한 행위의 흔적으로 물을 운용한 수묵화에서 먹은 오묘한 물의 변화를 드러낸다. 

미술 평론가 조관용은 “그의 수묵은 시간과 공간으로 인해 서로 다르게 형성되어 온 심상들을 물의 이치, 자연의 이치를 통해 그 근원으로 되돌리고자 한다”고 평했다.

문리 작가는 “꽃잎보다 가벼운 눈이 내리고 있다. 저 눈도 쌓이면 무거워지는 법. 무게 없는 생각들도 쌓이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중심을 가지되 가볍게 살기 위해 내일도 작업실의 즐거운 고통을 즐길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서울·대전·전주에서 24회 개인전을 한 문리는 중국 베이징 쑹좡 현대미술 문헌관 학술위원이다. 여수 국제미술제 예술감독과 전북도립미술관 학예실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현대미술, 개판 오 분 전'이 있다./박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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