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픽=장소은 수습기자

동학농민군의 전주성 입성은 단순한 사건이 아니라 문화·사상·예술을 포괄하는 폭발적인 시대 흐름의 혁명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주에서 동학농민혁명과 세계 근대혁명을 소재로 열린 국제포럼에서다.
동학을 예술로 풀어내고 동학의 세계화를 꾀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포럼에는 한국과 일본, 영국, 러시아, 독일, 남미 등이 참여했다.
전주시는 21일 라한호텔에서 김승수 전주시장과 강동화 전주시의회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의 혁명 문학과 영화’를 주제로 제1회 동학농민혁명 기념 세계혁명예술전주국제포럼을 가졌다.
이 포럼은 동학 정신을 세계 근대 혁명의 도시들과 공유하고 동학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문명전환기 혁명의 기념과 재현’을 주제로 한 서울대 박명규 명예교수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한국의 동학농민혁명과 일본의 근대혁명기 문학관 △독일농민전쟁과 러시아의 혁명문학·영화 △아일랜드 농민혁명과 체 게바라 혁명문학·영화 등 3가지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학술포럼 첫 번째 세션에서는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의 문병학 시인이 ‘한국 현대문학에 나타난 동학농민혁명’을 발표했으며, 이어 일본 삿포로 대학의 요코시마 고지 교수가 ‘시바료타로와 타올라라 검’을 주제로 막말유신기 일본의 혁명인식과 혁명문학을 소개했다.
뮌하우젠 박물관의 토마스 뮐러 관장이 독일의 대표적 사회개혁운동 지도자였던 토마스 뮌처가 등장한 독일농민전쟁 영화를 소개하며 독일영화에서 그리는 사회주의 운동과 독일농민전쟁을 소개했다. 엘레나 이코니코바 러시아 사할린국립대 교수는 러시아의 대문호인 톨스토이의 작품 ‘고뇌 속을 가다’와 이를 각색한 영화에 나타난 혁명의 이미지 등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학술포럼은 유튜브 ‘전주시 LIVE’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됐으며, 포럼이 끝난 후에는 전주시청 책기둥도서관에서 프랑스 혁명을 다룬 영화 ‘원 네이션’이 상영됐다. 포럼 이틀째인 22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일본 근대혁명기를 소재로 한 ‘바람의 검 신선조’와 우리 동학농민혁명을 다룬 ‘녹두꽃’이 각각 상영됐다.
시는 이번 국제포럼을 발판 삼아 동학농민혁명과 예술의 접목, 동학 관련 서적 번역 등 동학의 세계화, 혁명도서관 조성 등 전주에서만 가능한 다양한 동학 관련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이번 포럼은 동학농민혁명 연구와 기념사업을 역사적 사료를 바탕으로 규명하고 해석해온 그동안의 방식에서 벗어나 혁명의 예술과 문화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접근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국제포럼의 주제를 건축과 미술, 음악, 무용 등 다양한 장르로 확산시켜 전시와 공연, 영화 등을 결합한 문화행사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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