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大佳) 마을의 옛 이름은 자라뫼였다. 지금으로부터 500여 년 전 김해 김씨(金海金氏)가 터를 잡았는데, 마을의 지세가 자라 형국이라 자라뫼라 불러 오다 큰 땅의 마을이란 뜻으로 대동리(大同里)로 개칭하였다. 다시 일제 강점기 행정 구역 개편 이후 대가리(大佳里)로 개칭하여 부르고 있다. 

대가리는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백가리와 주지리, 대동리의 각 일부를 병합하여 만들어졌다. 대동리의 ‘대’ 자와 향가리의 ‘가’ 자를 합하여 대가리라고 하였다. 처음에는 오산면 소재지였는데, 행정 구역 개편 때 풍산면 소속으로 바뀌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가리 동쪽은 전라북도 남원시 대강면 생암리, 서쪽은 한내리, 남쪽은 전라남도 곡성군 옥과면 합강리, 북쪽은 두승리와 접하고 있다. 남쪽으로 옥출산[276.9m]이 위치한 산지가 발달하여 있다. 옥출산에서 발원하는 지내천이 섬진강으로 유입되는 중간에 지내제와 옥산제가 있다.

대가리 동쪽에는 섬진강 본류가 남쪽으로 직류하다가 옥출산의 산줄기와 직교하는 지점에서 급격한 곡류천을 형성하여 아름다운 경치를 만든다. 순창읍에서 동남쪽으로 약 6㎞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곳은 향가 유원지라고 불리며,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긴 터널을 통과해 갈 수 있었으나, 최근에는 우회 도로인 향가로를 통해 도달할 수 있다.

향가 유원지 

향가 유원지(香佳遊園地)는 섬진강의 중간 지점으로 강물이 산자락을 휘감고 도는 곳에 있다. 물줄기를 안고 있는 주변 풍경이 아름다워 예부터 시인 묵객과 한량들이 뱃놀이를 즐기던 곳이기도 하다. ‘향가(香佳)’라는 명칭은 섬진강의 물을 향기로운 물이라고 하고, 강 옆의 산인 옥출산(玉出山)을 ‘가산(佳山)’이라고도 부르는데, 각각 한 글자씩 따다가 붙인 것이다. 마을 주민들은 행가 또는 행가리라고도 부른다.

나지막한 산과 맑은 강물이 이어지고 강변에는 약 2㎞의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있으며 기암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있다. 강의 폭은 약 100m이다. 향가 유원지를 흐르는 강물 속에는 8개의 철도 다리가 있었는데,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이 순창과 담양을 연결하여 이곳의 곡식들을 여수로 실어 나를 계획으로 철교를 놓다가 패망하자 시공이 중단됐다. 순창군이 이 철도 다리를 이용하여 자전거 길로 활용하기 위한 다리를 세웠고, 중간 지점에 특수 강화 유리로 된 스카이 워크 구간을 만들어 밑을 바라보면 가슴 철렁한 스릴도 즐길 수 있다. 

캠핑장으로 변신한 향가 유원지 

향가 유원지에 이제는 캠핑장이 조성되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로 실내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캠핑장이 더 많은 인기를 누리며 향가 유원지도 더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군은 지난 2015년 7월 풍산면 섬진강 물줄기에 섬진강 향가오토캠핑장을 개장하고 전국의 캠핑족을 맞았다. 이어 2016년 기존의 캠핑장에 단체방갈로 3동을 추가로 설치해 캠핑장의 규모를 넓혔다.

현재는 야외데크 34면과 방갈로 6동, 단체형 방갈로 3동, 글램핑 10동, 야외공연장, 샤워실 등 편의시설, 생태연못 등을 갖추고 운영하고 있다.

이곳 캠핑장은 지리적으로 전주와 광주, 남원 등 도시지역과 인접해 있어 접근이 편리하다. 특히 전주~순창간 자동차전용도로가 있어 전주권역 캠핑족들이 쉽게 찾아 올 수 있다.

캠핑장 앞쪽으로는 섬진강 물줄기가 흐르고 있어 풍경 또한 아름답다. 데크와 개인 주차장이 바로 옆에 있어 짐을 싣고 내리는 과정이 편리해 시간과 편의성을 배려한 점이 돋보인다.

또한 캠핑장내 글램핑장을 운영하고 있어, 텐트설치와 기자재 구입 등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이 아까운 이용객들은 글램핑을 이용해 캠핑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어린이 놀이터 시설이 그 어느 곳보다 잘 마련되어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캠핑오기 제격이다.

주변 관광시설인 향가목교, 향가터널, 옥출산 등을 둘러보면 지루할 틈 없는 1박 2일을 보낼 수 있다.

현대식으로 변한 향가 목교

향가터널과 함께 일제가 순창?담양?남원지역의 쌀을 수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철교 교각을 만들었다가 해방으로 완성하지 못했다. 이를 이용해 목교를 설치해 여행객들이 다닐 수 있게 관광자원으로 탈바꿈됐다. 

목교 밑으로 섬진강까지 잔잔하게 흐르니, 남녀노소 모두가 만족할만 하다. 어찌보면 아픈 기억이 남아있는 역사적 잔재를 잘 활용해, 지금은 전국의 관광객이 찾는 관광지로 활용한 것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목교는 차량은 통행할 수 없고 사람과 자전거만 오간다. 중간에 유리로 만든 스카이워크 전망대가 있어 아래를 내려다보면 잔잔히 흐르는 물줄기가 때론 아찔하게 느껴진다.

또한 중간 중간 놓인 자전거 조형물이 목교를 건너는 관광객들의 셀카 찍기 좋은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향가목교의 하이라이트는 해가 넘어가고, 밤하늘에 어둠이 찾아오는 저녁이다. 

저녁이면 목교에 설치된 LED파노라마 불빛이 칠흑같은 어둠속에 다양한 빛을 밤하늘에 수 놓는다. 캠핑장에서 보면 그 아름다움에 취해 꼭 한번씩 이 목교를 걷게 만든다.

옥출산

옥출산(玉出山)은 전라북도 순창군 풍산면 대가리와 전라남도 곡성군 옥과면 합강리 경계에 있는 산으로, 예전에 옥이 많이 생산된다고 해 붙어진 이름이다. 이 고장을 흐르는 물은 옥천(玉川)이라 한다. 이 산에서 생산된 옥은 궁중에 진상되었고, 일본과 중국 등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또 옥을 지키기 위해 토성을 쌓았다고 하나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아마도 옥출산의 옥을 캐는 사람들이 외침으로부터 옥을 보호하기 위해 담을 높이 쌓아 토성을 마련하고 성의 요소마다 장정들이 보초를 서게 하여 옥출산의 옥 노다지를 지켰을 것으로 여겨진다.

옥출산은 순창의 남쪽 끝자락 섬진강 변에 솟구친 산이다. 옥출산은 풍수지리상 황룡이 섬진강으로 뛰어 드는 황룡입연(黃龍入淵) 형상 또는 목마른 용이 물을 마시는 갈용음수(渴龍飮水) 형상이다. 연대는 미상이나 그곳에 산성을 쌓아서 수로를 만들고 적군을 막았던 흔적이 보인다. 

산정에는 옥출산성이 있어 임진왜란 때 군량미를 저장해 두었다고 한다. 비록 낮은 산이지만 섬진강의 비경 때문인지 유난히 바위가 많은 게 특징이다. 예컨대 북쪽에는 멍석 바위, 서쪽에는 문턱 바위, 대동 앞에는 자라 바위 등이 있다.

해발 276.9m의 옥출산에는 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옥을 캐면서 뚫었던 굴이 있는데, 이를 금굴로 부르고 있다. 1970년대에 가뭄이 심해지자 한해 대책의 일환으로 섬진강 물을 금굴을 통해서 대가리나 한내리 등에 농업용수로 공급하기도 했다. 

   
무더위로 지친 라이더들의 자연 피서지 향가터널
 
봄, 가을이면 이제 자전거 라이더들로 향가 유원지가 가득 찬다. 임실에서 시작되는 섬진강 자전거길은 향가유원지를 경유해 전남 광양까지 이어지며 145km에 이른다.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며, 대낮 라이딩으로 지친 자전거 라이더들이 바깥 온도와 10도 이상 차이는 향가터널에서 잠시나마 더위를 식힌다.

인공적으로 에어컨을 튼 것도 아닌 반팔을 입고 지나가면, 기운이 오싹할 정도로 서늘하다. 향가터널은 과거 일제가 쌀을 수탈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코자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군은 이를 활용해 터널 내부에 다양한 새들을 형상화한 모빌과 각각의 다양한 조형물 등을 설치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터널 입구부터 역사적 의미를 담고자 일본 순사와 농민의 과거모습을 담은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터널 내부로 들어가면, 일제시대 강제노역과 수탈을 담은 철제 조형물을 터널 양쪽으로 설치해 과거 우리나라의 힘들었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꿈의 자리`라는 그림타일을 설치한 196m의 아트블럭 설치대도 눈길을 끈다. 순창군은 2017년부터 아트블럭 설치대에 관내 행사장과 축제장을 찾았던 관광객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을, 타일로 제작해 설치해 오고 있다.

2017년에 시작해 매년 이어오고 있으며, 아트블럭 설치대 전체를 그림타일로 설치하는 작업이 마무리되면, 순창을 대표하는 또 다른 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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