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권주 전주시기획조정국장

최고의 인간학 교과서로 불리는 <논어>의 첫 편은 학이(學而)다. 그 명칭은 논어의 첫 구절인 ‘學而時習之(학이시습지) 不亦說乎(불역열호)’에서 따왔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라는 뜻이다. <논어>가 학이(學而)로 시작하는 것은, 배움이 인간의 성장에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대 제국주의의 영향 아래 완성된 지금의 교육시스템은, 성과지향적 목표만을 향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열성적인 교육열과 경쟁적 학벌주의는, 배움을 ‘기쁘지 아니한’ 것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 이러한 학교가 행복할 리 없으니, 우리나라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사회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위기도 그렇거니와 날로 진화하는 AI, 디지털 메타버스 등 변화의 급물살 속에, 미래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은 새로운 학교를 원하고 있다. 자율성과 창의성을 존중하고 스스로의 가능성을 넓혀갈 수 있는 학교다.

전주시는 민선 6·7기의 중점사업으로 아동친화도시를 추진하며 아이들이 행복한 전주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고민하고 연구해왔다. 또한, 창의적 전주형 전환교육인 6대 야호 정책, ‘숲 놀이터’, ‘책 놀이터’, ‘예술 놀이터’, ‘야호학교’, ‘야호부모교육’, ‘야호미래창의교실(퓨처랩)’의 추진을 통해, 도시 전체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배움터가 되는 도시를 구현해왔다.

특히, 전주시 야호학교는 지역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미래사회 변화를 주도하는 ‘행복한 학교’의 모델상을 제시하며, 지역 청소년의 마음을 넓히고 꿈을 키우는 거점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야호학교에서 진행한 ‘전주사람 프로젝트’, ‘드론축구 프로젝트’, ‘디지털콘텐츠 프로젝트’ 등 시대적 변화와 관심사에 접근한 프로젝트는 청소년의 큰 호응을 얻었고, ‘봉준호 따라잡기’, ‘이런 브이로그’ 등 미디어 교육을 통해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고민과 일상을 펼쳐 보이거나, 부모님과 함께 영화를 감상하며 생각을 공유하는 등 세대 간 소통도 이루어졌다. 또한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어 진행한 ‘나를 찾는 아카데미’를 통해서는 ‘해야 할 것’이 아닌 ‘하고 싶은 것’을 적극 모색하는 등, 아이들은 학교가 싫은 것이 아니라 즐거운 학교를 원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전주시는 이러한 아이들의 열망을 바탕으로, 오는 3월부터 삶의 전환기에 있는 청소년들과 함께 1년 과정의 야호전환학교를 본격 운영한다.

야호전환학교는 기존의 교과지식 중심의 공교육과는 시스템이 전혀 다르다. 청소년 스스로 진짜 원하는 게 무엇인지 탐색하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지식 습득의 결과보다 습득하는 과정을 중시하는 교육이다.

자신이 학습을 계획하고, 무엇이든 원하는 주제를 정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카페에서 책을 실컷 읽거나 원하는 분야의 멘토를 스스로 찾을 수 있고, 친구들과 점심 한 끼를 준비해볼 수도 있다. 목공이나 악기를 배울 수도 있으며, 방학에는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여행을 떠난다.

그야말로 아이들이 ‘꿈꿔 왔던’ 학교이며, 다시 새로운 ‘꿈을 꾸게 할’ 학교다. 이 작지만 소중한 꿈들이,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고 우리 도시의 내일을 바꾸어갈 것이다.

공교육의 혁신적 변화를 바라는 시대의 흐름 속에, 야호전환학교는 지역 교육시스템의 생태적 전환을 이루는 힘찬 날갯짓이 되리라 확신하며, 전주시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전주형 전환교육 추진으로 아이들이 ‘배움의 기쁨’을 느끼는 행복한 전환교육도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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