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선 희망디딤돌전북센터장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립준비청년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다.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발간한 2020년 아동자립지원 통계현황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약 2,600명(전라북도 평균 140명) 이상의 보호아동이 시설을 퇴소하고 있고 퇴소 이후 자립 역량의 부족으로 기초수급비를 지원받는 등 자립준비청년들의 현실은 여전히 매우 열악하다.

보호아동은 만 18세가 되어 시설에서 퇴소하며 보통 가족 없이 홀로 살아가야만 하고 집도 구하고 월세와 생활비를 감당해내야 하며 인생의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의논하고 도움을 구할 주변인도 없이 오로지 혼자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최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7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한 보호종료아동 지원강화 방안으로 ▲아동 의사에 따라 보호기간 연장 가능(만24세까지) ▲자립지원전담기관 확대(전국 17개시도) ▲아동자산형성지원 확대(디딤씨앗통장 정부매칭 비율 1:2로 확대) ▲심리·정서지원 프로그램 확대 ▲진로 및 취업지원 확대 등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필자가 근무하는 희망디딤돌 전북센터는 사회복지법인 굿네이버스가 수행기관으로 선정돼 지난해 8월부터 삼성전자,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전라북도의 지원으로 자립준비청년의 성공적인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주거지원 및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3월에 개소한 전라북도자립전담기관을 통해 보다 전문적으로 통합 사례관리를 제공해나갈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업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나, 자립준비청년이 자립준비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에 필자는 자립준비청년 지원 체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먼저 2022년 아동복지법 하위법령이 개정됨에 따라 ‘자립지원전담기관 설치와 보호아동·자립준비청년의 자립지원’관련 각 지자체의 조례 조항이 촘촘하게 재편될 필요성이 있으나, 아직 많은 지자체들이 조례 조항의 내용이 부실하거나 부재한 상황이다. 특히 필자가 근무하는 희망디딤돌 전북센터 사업도 현재는 공동모금회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사업 지속성을 위해 조례제정이 필요하다.

 두번째로 자립준비청년은 자립 이후 사회초년생으로서 수많은 시행착오나 고립감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과 도움을 줄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을 기대해주거나 돌봐주는 사람이 있으면 삶의 원동력이 생기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는데, 그런 가족(존재)이 없는 자립준비청년은 삶을 살아갈 힘이 없고 특히 아동기의 트라우마를 경험했던 이들은 우울, 심리적 부적응 심리정서적인 어려움은 호소한다.

실제로 아동권리보장원에서 발간한 ‘보호종료(예정)아동 심리정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보호종료예정 아동이 자살생각을 경험한 아동은 42.8%이며, 자립준비청년은 50.0%로, 약 2명 중 1명이 자살생각 경험이 있었던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자립준비청년에게 정서적 지지와 장기적 관계 형성이 가능한 성인을 찾아서 자립계획과 준비 과정을 함께 하도록 하고 과거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사회적지지 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 필요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자립준비청년의 불안감 감소를 위한 체계화된 교육 및 자립준비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보호종료 예정인 아동들은 보호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삶의 만족도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보호아동의 76.2%가 보호종료가 걱정된다고 하여, 이러한 걱정을 줄이기 위한 체계화된 자립준비가 필요하다.

실제로 10명 중 3~4명의 자립준비청년(종료예정아동 포함)이 자립생활에 대한 기본 준비 없이 보호종료가 이뤄진다고 하며 가정위탁 보호아동의 자립지원서비스 접근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보호아동 연령과 학력에 따라 자립준비프로그램을 전문적, 체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으며 외부강사 초빙을 통한 다채롭고 체험 중심으로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육 위주로 실시될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우리사회의 목표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우리 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며 그들을 든든한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함께 잘 사는 세상에 대한 꿈과 희망을 키울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지역주민 모두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