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구 전라북도농업기술원장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재택근무나 온라인 회의 등 비대면 근무가 일상화 되어 예전처럼 국외 또는 국내 유명 여행지와 같이 인파가 몰리는 관광지로의 자유로운 여행이 어려운 시기이고 사회적 관계의 감소가 지속됨에 따라 국민의 우울감 및 극단적 생각을 하는 비율도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코로나 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에 의하면 2018년 우울위험군은 3.8%에서 지난해 3월 기준으로 23%까지 크게 증가했으며,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는 비율도 4.7%에서 16.3%로 크게 늘어났다. 그러한 이유로 마음의 고향인 농촌에서의 쉼과 힐링을 추구하는 여행으로 점차 변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농촌지역은 도시에 비해 인구밀도가 낮고 청정한 환경경관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육체적·정신적 피로에 지친 도시민들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으며 치유농업이 그 예이다.

치유농업은 국민의 건강회복 및 유지·증진을 위해 다양한 농업·농촌, 생태문화자원을 활용해서 이와 관련한 활동을 넓혀 사회적 또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제1차 치유농업 종합계획(’22~’26) 기간 중 경제적 파급효과로 2,545억원의 생산 유발과 1,349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1,889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예상하는 등 농업의 신성장동력으로 치유농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도 전라북도 삼락농정 실현으로 생태문명의 시대, 지속 가능한 농업, 사람찾는 농촌조성을 목표로 치유농업 활성화에 팔을 걷어 부쳤다.

지난 2020년 치유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제정을 시작으로 지난해엔 치유농업 중장기 계획 수립 등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으며, 치유자원 실태조사, 관련 신규사업 발굴 추진, 전문인력 양성 등도 함께 추진했다.

금년도에는 치유농업 가치창출을 통한 건강한 전북도민과 사람찾는 농촌실현을 위해 치유농업 기반조성, 콘텐츠 상품화, 전문인력 양성, 활성화 지원 등 치유농업 실행을 위한 4대전략 9개과제를 선정하고 실행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첫째, 치유농업 기반조성으로 원예·동물·음식 등과 관련된 농업활동과 농촌자원, 환경을 통해 치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치유농장 4개소, 치유마을 6개소, 실버세대 및 발달장애인 등 목적형 농장 3개소 등 신규 치유농장 및 마을 13개소를 확대·조성하여 코로나 19로 지친 도민의 건강회복 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치유하는 등 다양화로 농업·농촌의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둘째, 치유서비스 콘텐츠 상품화로 농촌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차별화하기 위하여 치유자원이 풍부한 김제, 순창, 고창 등 3개 시군을 선정하고 치유프로그램 개발 컨설팅 및 교육, 콘텐츠 상품화, 온-오프라인 판매 지원을 통해 농촌여행 관광상품 판로를 확대해 나아갈 것이다.

또한, 올해 지역농업 전략작목으로 선정된 “치유곤충” 연구개발 사업으로 여치, 사슴풍뎅이 등 5종의 정서곤충 상품화와 허브치유 자원개발 등 치유농업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곤충생산 농가의 소득향상과 소비 확대를 위한 다양한 연구과제도 수행하고 있다.

셋째, 치유농장 및 마을의 전문적 운영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소양을 갖춘 농업인 육성과 치유농업의 이해와 치유농업 수행을 위한 보다 전문화되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치유농업사 자격증 취득을 지원하는 한편, 치유농장 운영자 교육을 추진하는 등 치유농장 품질인증제도에 대비하고 있다.

넷째, 사회서비스 등 유관기관 협력 및 치유농업협의회 육성 등을 통한 활성화 지원에도 더욱 노력할 것이다.

우리나라 보건사업은 그동안 치료중심의 정책에서 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형태 개선 등 사전적 예방중심으로 보건·복지 정책이 변화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치유농업이 대두되고 있어 이에 발맞춰 전라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농촌진흥청을 비롯 도내 기관과의 업무협력으로 치유프로그램의 치유효과를 검증하고 완주군‘드림뜰 힐링팜’치유농장 등 도내 8농장이 운영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에는 광역치매센터와 MOU를 맺고 어르신들의 치매관리와 가족들의 마음 치유를 돕는 등 치유농업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였으며, 올해는 사회서비스 기관 연계 치유농업 대표모델을 10농장을 목표로 다양한 유관기관 협력을 통해 농가의 실질적 소득증대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중에 있다.

이제 농업과 농촌을 이끌어갈 새로운 성장산업은 치유농업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일찍이 치유농업이 발달한 유럽은 치유 혹은 돌봄 농장(Care Farm)과 사회적 약자 돌봄 농장(Social Farm) 등을 운영한 결과, 치유 효과가 높은 것을 증명한 바, 치유농업이 새로운 산업이자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전라북도는 아름다운 경관과 마을이 가지고 있는 농업·농촌자원이 풍부한 지역이다. 농촌 마을이 가지고 있는 즐길거리, 먹거리, 볼거리를 치유와 융합시켜 농촌의 새로운 관광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육성해 나간다면 농업인의 농외 소득증대에 기여할 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유지하는 큰 힘이 될 수 있다.

치유농업이 자연을 통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건강백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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