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태 장수문화원장

요즘 TV 핫뉴스는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연일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폭격으로 인해 폐허로 변해가는 우크라이나 도시와 피난민들의 행렬을 보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에 눈시울이 적셔온다.

우크라이나에서 친서방파와 친 러시아계의 정치적 분열로 시작된 갈등은 2014년부터 러시아의 지원을 받는 친 러시아계 세력들로 구성된 반군들이 크림반도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마침내 2022년 2월 러시아의 군사적 개입으로 국토가 초토화되어가는 우크라이나 사태를 바라보면서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그래도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결사항전과 외국에서 우크라이나를 지키려는 자원입대자의 긴 행렬을 보면서 희망이 있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 블라디보스토크의 흔적들 -
지난 2019년 친구들과 블라디보스토크를 여행했다. 여행 가이드의 설명에 스탈린의 명령으로 중앙아시아지역으로 강제 이주 된 고려인이 17만명이 넘는다고 했다.
하루아침에 영문도 모르고 강제 동원되어 열차에 오르게 하여 6,400km를 달려가 허허벌판으로 이송을 했다.

가는 도중 열차 속에서 수백 명이 추위와 굶주림에 목숨을 잃었고 현지에서도 풍토병 등으로 세상을 등진 사람 등 5만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1930년대 나라 잃은 민족의 서러움을 가슴으로 느끼며 눈시울을 적시었다.

“민족의 최고 가치는 자주와 독립입니다. 이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은 민족적 성전이며, 청사에 빛난다. 신한촌은 그 성전의 요람으로 선열들의 얼과 넋이 깃들고, 한민족의 피와 땀이 어려 있는 곳이다.

1910년 일본에 의하여 국권이 침탈당하자 국내외 지사들은 신한촌에 결집해 국권회복을 위해 필사의 결의를 다진다. 성명회와 건업회 결성, 한민학교 설립, 신문발간, 13도의군 창설 등으로 민족 역량을 배양하고 1919년에는 망명정부(대한민국의회)를 수립해 대일항쟁의 의지를 불태웠다.

그러나 한민족은 1937년 불행하게도 중앙아시아에 흩어지게 하고 신한촌은 폐허가 되었다. 이에 해외 한민족연구소는 3.1독립선언 80주년을 맞아 선열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재러,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의 마음의 상처를 위로하며, 후손들에게 역사인식을 일깨워 주기 위하여 이 기념탑을 세운다.“

이 글귀는 1999년 8월15일 신한촌기념비가 세워짐과 동시에 한국 (사)해외민족연구소에서 작성한 문구이다.

5000년 유구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전통을 숭배하는 백의민족의 한이 서려 있는 기념탑을 바라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아파오던지 형용할 수 없는 슬픔에 잠기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안중근의사 기념비가 있었다. 하얼빈에서 이토히로부미를 암살하기 전 거처를 하였던 곳으로 블라디보스토크 의과대학 주변에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있었으며 몇 차례 훼손될 위기가 있었다는 말에 안타까움은 더욱 커졌었다.

- 열강들의 손익계산 -
대한민국은 열강들의 이익 계산에 의하여 남과 북으로 갈라져 버렸다.

2차 세계대전 후 소련의 참전으로 분단의 아픔을 겪은 대한민국은 얄타회담과 애치슨라인의 발표로 인하여 김일성의 남침계획이 시작되었다.

소련과 중국을 배후로 하고 1950년 6월25일 남침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은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다. 소련과 중국의 참전으로 패망의 위기에 처한 한국은 미국과 UN의 참전으로 기사회생하지 않았던가. 외세에 의하여 나라의 운명이 결정되는 어처구니는 힘없는 민족의 설움이 아니었던가.

거슬러 올라가면 임진왜란과 한일합방이라는 국치에 우리는 몸을 떨지 않을 수 없다. 최근 발생되고 있는 일본역사책 문제도 그렇다. 일본 문무성에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역사책에서 일본군위안부와 강제연행 등의 문구를 삭제하고 모집이나 동원이라는 용어로 대체하라고 했다.

독도도 한국이 불법점유하고 있다고 교과서에 기록하라고 한다. 결국 일본의 보수화와 우익화가 한일관계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결코 망각해서는 안 된다.

종군위안부를 기리기 위해 전국적으로 150개가 넘는 소녀상이 설치가 되었고 세계 각국에서도 영구 설치 및 전시가 되어 있는데도 일본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위안부 등 모든 문제가 해결하였다고 몽니를 부리고 있다.

- 논개정신을 국혼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
지난달 28일 진주문화원장과 부원장, 진주향토문화연구소장과의 만남을 전주에서 가졌다. 경상남도 문화원연합회 회장이기도한 김길수 회장님과 강동욱 소장, 조인영 부원장님과 장수문화원장, (사)논개정신선양회 신봉수회장과 유금선 부회장 정천모 이사를 비롯한 12명이 한자리에 모여서 논개정신을 국혼으로 승화하고 이를 통하여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복원해보자는 열망을 담아낸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430년 전 임진왜란의 이야기들을 지금에 와서 현실처럼 담아낼 수 없지만 논개님의 우국충절의 정신은 한국인의 가슴에 연연히 흐르고 있으며 생장지 장수와 거사지 진주에서 들불처럼 피어올라 영원히 꺼지지 않는 국가의 정신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취지로 “논개따라 삼백리”라는 행사를 재 기획하고 국가예산 확보를 위한 T/F팀을 만들기로 하였다.

세계 최고의 빈국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경제대국으로 발전되고 세계의 문화를 이끌어가는 놀라운 성장을 이루어낸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민족의 DNA에 논개의 정신이 숨어 있었다고 생각한다.

논개정신은 무엇인가. 불의에 분노할 줄 아는 정신이며 가족과 이웃과 나라를 지켜나가야 한다는 나라정신이 아닌가. 불멸의 민족혼 논개의 정신이 국혼으로 우뚝 서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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