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석현 한국전기안전공사

 직장 근무의 형태가 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신입사원의 채용과 교육도 화상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외국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일들이 우리 일상에서 일어나고 있다. 불과 2년 사이에 일어난 일이다.

 위드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며 이전으로 회귀하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최근 국내의 한 대기업이 재택근무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모든 직원을 사무실로 출근시킨 사실이 뉴스에 보도되기도 했다.

 국내 취업플랫폼에서 신입사원 400여명을 대상으로 ‘비대면 첫 출근’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답변자 중 ‘58.8%’가 언택트로 회사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언택트 생활에서 가장 애로가 많다고 선택한 지문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항목으로 30.4%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유행 이전에도 담당자가 바뀔 때 업무 인수인계가 잘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새로 맡은 업무를 어떻게 처리할지 몰라 난감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옆에 있는 선배들에게 물어보며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택트로 회사생활을 시작한 신입사원들은 다르다. 일을 제대로 배우지도 못했고 막힌 업무를 물어볼 동료 또한 없다. 직장생활에서 도움을 줄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것은 기댈 수 있는 큰 언덕인데, 비대면으로 시작한 신규직원은 직장생활에서 기댈 언덕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은 소통의 단절을 가져왔다. 친구, 직장동료와 이전과는 다른 수준의 단절을 겪고 있다. 소통의 단절은 직장 구성원의 사회성 결여를 야기하였다. 요즘 대학생들은 비대면 수업으로 교우관계가 소원하다고 한다. 얼굴을 보지 못하여 소통이 없으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낮은 사회성을 가진 신입사원의 문제는 기업의 생산성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 기업이라는 커다란 존재를 들여다보면 결국 그것을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다. 구성원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원만하지 않으면 맞물렸던 톱니바퀴는 틀어지게 되고 결국 어딘가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흔히 차세대의 아이콘으로 ‘MZ세대’를 이야기한다. MZ세대는 1980년 초반부터 1990년대 초반에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그 후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사무실에서 함께 근무해도 기성세대는 MZ세대에게 이질감을 느끼는데, 비대면 문화를 경험한 그들과 융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서로 다른 가치관으로 인해 마찰이 일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은 위드 코로나로 늘어날 회식과 같은 직장문화에 대해 이해 못할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재택근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상반된 의견이 있다. 직원들에게 유연성을 주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긍정적이라는 의견과 코로나19라는 비상시국에서 어쩔 수 없는 고육책으로 일과 사생활을 구분하지 못해 일탈이 일어날 것이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

 위드 코로나가 진행되며 재택근무가 사라지거나 축소될 것이다. 이제 좋든 싫든 기성세대와 MZ세대는 함께 얼굴을 맞대며 근무할 것이다. 대면업무 재개에 따른 신구(新舊)세대의 갈등을 해결할 방법이 필요하다. 그것은 공동체 의식 회복이다. 내가 아니라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변화된 시대에 맞는 합리적 시스템 마련도 고민되어야 할 것이다. 시대 흐름에 맞는 출근과 재택을 결합한 서로가 만족할만한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 

 기성세대와 MZ세대의 공통점은 소통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모든 문제의 해결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상호간의 열린 마음이다. 열린 마음으로 다함께 공동체 의식의 회복을 고민해야 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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