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미래를 예측하려면 그 도시의 도서관에 가보라는 말이 있다. 시민들이 책을 통해 지적·문화적으로 성숙하는 것이야말로 도시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얘기일 것이다.
도시 곳곳에 특별한 주제를 가진 특색있는 도서관들을 연이어 개관하고, 기존의 공공도서관들을 시민들의 책 놀이터로 새롭게 탈바꿈해 나가고 있는 전주시을 둘러보자.

▲가보고 싶은 책 여행 도시, 전주
전주시는 작년 4월 ‘책이 삶이 되는 책의 도시 전주’의 비전을 선포한 이후 책과 함께 성장하며 소통하는 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책의도시인문교육본부 내에 책의도시여행과를 신설해 시민들이 맘 편히 여행하듯 도서관을 방문해 휴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주제의 콘텐츠를 담은 이색적인 특성화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특색있고 다양한 도서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주 토요일 도서관 전용버스 2대로 운영되는 ‘2022 전주 도서관 여행’은 ‘구석구석 하루코스’와 여행자들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쉬엄쉬엄 반일코스’.
‘구석구석 하루코스’는 5곳의 특성화도서관을 하루동안 여행하며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1·3·5주 팔복예술공장 코스와 2·4주 웨리단길 코스로 운영된다.
팔복예술공장 코스는 전주시청 책기둥도서관~팔복예술공장 이팝나무그림책도서관~학산숲속시집도서관~전주시립도서관 ‘꽃심’~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을 둘러보는 코스다.

웨리단길 코스 참가자들은 전주시청 책기둥도서관~다가여행자도서관~학산숲속시집도서관~전주시립도서관 ‘꽃심’~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을 둘러본다.
또한 여행자들의 취향을 담은 4개의 주제별 ‘쉬엄쉬엄 반일코스’는 매주 토요일 오전과 오후 총 두 차례 운영된다. 4개의 주제별 코스는 △책+쉼 코스(매월 1·3·5주 오전) △책+문화 코스(매월 1·3·5주 오후) △책+예술 코스(매월 2·4주 오전) △책+자연놀이터 코스(매월 2·4주 오후) 이다.

‘책+쉼’ 코스는 도서관 여행자들이 책과 함께 편안한 휴식과 여유로운 시간을 즐겨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 코스는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에서 출발해 숲 속에서 시를 벗 삼아 사색할 수 있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전주를 방문한 여행자들의 쉼터, 여행자라운지가 운영되는 전주여행의 첫 시작점,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을 둘러보는 코스다.

‘책+문화’ 코스는 도서관과 여행을 결합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해보는 여행자도서관 코스이며, ‘책+예술’ 코스는 다양한 형태의 그림책을 만날 수 있는 코스로 짜여져 있다.
마지막 코스는 어려서부터 도서관을 생활 속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서관 여행과 전주의 자연·숲놀이터를 결합한 가족형 도서관 여행, ‘책+자연놀이터’ 코스이다.

▲체험·공감·향유하는 프로그램 ‘풍성’
전주시는 매주 토요일 이루어지는 상시 도서관여행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영향력자(인플루언서)와 함께 하는 책여행 △생애주기별 도서관 여행 △전주 문화체험형 도서관 여행 등 특별 프로그램도 눈여겨볼만 하다.

디지털 MZ세대와 전주 도서관 여행을 온라인으로 즐기고자 하는 여행자들을 위해 마련한 독서와 여행 분야 영향력자(인플루언서)와의 책여행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4월에는 23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는 김겨울 작가, 5월에는 요조+임경선 작가가 전주를 찾아오는 등 매월 영향력자와 함께 온·오프라인으로 전주의 특별한 도서관들을 소개한다.

생애주기별로 도서관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일상의 도서관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책놀이로 체험하는 도서관 여행’, 청소년을 위한 ‘사진으로 기록하는 도서관 여행’, 청·장년을 대상으로 전주의 공간을 그림으로 표현해보는 ‘펜드로잉 여행’, 신중년을 위한 ‘꿈꾸는 도서관 여행’ 강좌 등등.
전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전주문화 체험형 도서관 여행’도 만나 볼 수 있다. 전주시의 다양한 축제와 연계한 도서관 여행, 전주의 출판과 기록의 역사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경기전 전주사고와 완판본 판각체험 여행’ 등이다.

▲책과 도서관이 일상의 삶 속으로,
전주시의 도서관을 여행 컨텐츠로 탄생시킨 기저에는 시민들이 책과 도서관을 내집 드나들 듯 일상 속에서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도서관에서 만난 한 권의 책이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줄 수도 있을 것이며, 미래의 시작점이 되어줄 수도 있고 제2의 인생을 열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주시청사를 방문하면 천정까지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에 압도당하게 된다. 마치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을 다시금 떠올리며 상상하게 하는 모습이다. 커다란 4개의 기둥이 1983년에 문을 연 시청사를 40여년간 떠받치고 지탱해준 것처럼 책과 인문의 힘이 시민의 삶의 든든한 기둥이 되어주기를 바라는 뜻을 담아 ‘책기둥도서관’이라고 이름을 붙인 곳이다.

월드서가, 시민서가, 출판사서가, 전주서가, 그리고 동네책방 라이브러리로 구성된 책기둥도서관은 도서관의 이름처럼 독서 생태계 요소 하나하나가 서로 기둥이 되어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책기둥도서관에서는 영화상영, 주제 큐레이션 등이 상시 운영되며 매주 토요일 마다 책놀이, 가족공연, 인형극 등 가족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열리며, 2층 동네책방 라이브러리에서는 동네책방 기획강연, 작가 초청강연 등이 연중 운영되는 등 책과 문화를 즐기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최락기 시 책의도시인문교육본부장은 “올해는 출판·기록 문화의 중심도시 전주에 걸맞은 다양한 책 문화 사업을 확대하고 도서관 인프라도 확충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전주만의 도서관·책 문화를 널리 알려 꼭 가보고 싶은 책 여행 도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장천기자·kjch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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