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배원 전주시문화관광체육국장

한동안 2521이란 생경한 단어가 소셜미디어를 달궜다.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뜻하는 말이다. 첫사랑의 설렘과 청춘의 아픔을 섬세하게 그려낸 이 드라마는 주연들의 열연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덩달아 주목받은 것은, 남녀 주인공들의 풋풋한 사랑과 이별을 고스란히 담아낸 전주의 아름다운 장소들이다. 청춘의 빛처럼 찬란하게 반짝이고 또 시리게 저물던 한벽굴, 여주인공의 예쁜 주택이 자리한 거리이자 남주인공이 신문배달하던 한옥마을, 두 사람이 함께 거닐고 일상을 나누던 서학동 예술마을, 시원한 수돗가에서 한여름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전주제일고등학교까지. 브라운관에 비친 전주 곳곳의 풍경은, 드라마 속의 “바람이 불어와 초록의 잎사귀들이 몸을 비볐다. 여름의 한 가운데였다.”는 문구처럼 잊고 있던 아름다운 어느 시절과 청춘의 순간을 그립게 했다.

드라마의 여운은 대단했다. 많은 이들이 촬영지를 찾아 드라마 속의 이야기 속에 빠져들고, 멋진 사진으로 남겨 SNS를 통해 공유한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촬영지뿐만 아니다. 지난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연모’와, 역사 속의 왕 정조의 사생팬까지 양산한 드라마 ‘옷소매 붉은 끝동’ 또한 전주향교, 경기전, 전주사고 등 한옥마을 곳곳에서 촬영하여 그 아름다운 풍경을 담았다. 경기전의 정전, 돌담, 대나무숲, 전주사고의 단청, 전주향교의 대성전과 명륜당, 은행나무 등 무심히 지나쳤을 전주의 곳곳의 장소가 드라마와 함께 새로운 기억의 장소로 재탄생했다. 이런 이야기 하나하나가 전주의 또 다른 관광자원이자 문화자원인 셈이다.

최근에는 버스킹 음악 예능인 SBS ‘싱포레스트’가 전주한옥마을 일대와 전주시청 로비의 책기둥 도서관에서 촬영되기도 했다. 특히 책기둥 도서관의 아름다운 서가를 배경으로 한 버스킹은 많은 이들의 관심과 이목을 끌었다. 전주의 특색있는 도서관들을 여행하는 ‘도서관여행’에서, 책기둥 도서관의 이야기 한 가지가 더 해지는 순간이다.

전주시는 이러한 관광객들의 큰 관심 속에 ‘걷다보면 보이는 그때 그 장면 in 전주’ 상품을 출시한다. 온라인플랫폼 여행사와 함께 전주시내 호텔숙박권, 한복대여 체험권, 전통시장 사용 온누리 상품권 등을 포함하는 전주여행 상품이다.

‘스물다섯 스물하나’ 드라마의 여운을 누리고 싶은 관광객은 물론 전주를 여행하고 싶은 이들이 전주의 특별한 장소들을 효율적으로 누릴 수 있는 상품으로, 보다 편리하고 즐겁게 전주를 여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여행은 우리를 새로운 기억과 시간으로 인도한다. 전주로의 여행은 드라마 속으로의 여행인 동시에, 오 백 년 역사의 조선으로의 여행이자, 청춘의 빛나는 순간으로의 여행이 될 것이다.

봄이 깊다 못해 싱그러운 초여름의 향기가 시작되고 있다. 코로나19의 거셌던 파도도 조금씩 잔잔해지고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때, 오래도록 묶여있던 여행길이 조금 더 활짝 열려서, 많은 이들의 설레는 발걸음이 전주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아울러, 더 많은 이들이 전주의 오랜 길을 걷고 느끼고 담으며, 전주라는 이름이 빛나는 청춘의 한순간으로 오래도록 새겨질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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