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숙 부동산전문변호사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사 기간이 다가와 우선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을 했습니다. 지금 바로 집을 비워도 되는 건가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했지만, 언제 집을 비워야 할지 몰라 마음고생 하는 세입자들이 수두룩하다. 전세계약이 끝날 때 보증금을 받고 나가는 경우와 달리 전세금도 받지 못한 채 이사해야 하는 경우는 간단치 않은 문제다.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를 해야 할 때는 반드시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을 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임차권등기명령이 완료되면 세입자가 이사를 가더라도 이전 주택에 대한 세입자의 권리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단,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후 바로 집을 비워서는 안된다.
임차권등기명령이란 전세금 돌려받기가 힘든 상황에서 이사 갈 때 세입자의 권리(대항력과 우선변제권)를 유지시키기 위한 제도다. 
전세금반환소송 3건 중 1건은 중 임차권등기명령일 정도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하면 결정문이 나오기까지 2주 정도 기간이 걸린다. 이후 결정문이 나와 집주인에게 도착하면 등기부등본에 등재된다.
임차권등기명령 결정문이 집주인에게 송달되는 과정에서 수신인 부재 등의 사유로 시간이 지체되기도 하기 때문에 등기부 등재 역시 일정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여유를 두고 신청하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해, 집을 비울 때는 반드시 등기부에 임차권등기가 된 것을 확인해야 한다.
임차권등기명령 신청은 집주인의 승낙 없이 단독으로 가능하며, 임대차 주택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에 접수하면 된다. 
신청서에는 ▲수입인지를 붙이고 ▲당사자 1인당 3회분의 송달료와 ▲임차권등기에 필요한 등기촉탁수수료 ▲등록세 ▲교육세를 납부하면 된다.
임대차권등기명령은 세입자의 권리를 지켜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지만 주의해야 할 사항도 존재한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낭패를 볼 수 있어서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소멸시효가 존재하지 않지만 3년 동안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집주인 측에서 임차권등기명령 취소를 제기해볼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 줄 수 있다.
이렇기에 최대한 빨리 전세보증금반환소송을 통해 전세금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전세보증금반환소송이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집주인을 상대로 세입자가 제기하는 소송을 말한다. 전세금소송 전문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법도 전세금반환소송센터의 ‘2022 전세금통계’에 따르면 평균 소송기간은 4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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