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문제가 이슈화 되면서 기업들의 그린마케팅이 활발하다. 그린마케팅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제품이 친환경적이라는 점을 내세워 이미지를 높이고 나아가 경영성과까지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행해진다. 소비자들이 친환경 제품을 골라 사는 그린슈머로 변화하는 추세를 따르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제품 패키징을 바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거나 재활용을 유도하고 일회용품을 자제하며 적극적으로 환경캠페인을 벌이는 등 방식이 활용된다.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바로 일부 기업들이 저지르는 그린워싱(Greenwashing)이다. 그린워싱이란 일종의 위장술로 사실은 환경을 해치는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친환경 제품인 양 속이는 것이다. 그래서 ‘초록색 가면’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나쁜 기업은 이를 위해 허위 과장광고는 물론 이벤트, 프로모션 등 갖가지 홍보 수단을 총동원 한다.
  지난 2007년 미국 마케팅조사기업 테라초이스가 캐나다 내 자칭 ‘친환경 제품’ 1천18개를 조사한 결과 99%에 해당하는 제품에서 그린워싱 사례를 발견했다. 2009년에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나오는 2천219개 제품을 조사했더니 겨우 25개 제품만 친환경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9월 터진 스타벅스의 리유저블컵 소동이 그린워싱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스타벅스는 음료를 팔 때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 컵에 담아주는 ‘리유저블컵 데이’행사를 벌였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이 행사가 본래 취지인 환경 보호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다회용 컵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진 게 문제가 됐다. 또 소비자들이 굿즈 차원에서 줄을 서며 이 컵을 모으는 바람에 오히려 자원 낭비까지 불렀다는 것이다.
  25일 발표된 무역협회의 ‘친환경 소비시대 부상하는 그린슈머를 공략하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의하면 글로벌 소비자 중 그린슈머 비중은 2021년 기준 53%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비해 20%p나 증가한 수치다. 또 국내 소비재 수출기업 409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절반이 넘는 기업이 ‘친환경 트렌드가 자사의 수출 및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이쯤 되면 그린경영은 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런 판국에 그린워싱이 발각되는 날에는 그 기업은 치명타를 입게 될 것이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 다시 말해 그린슈머를 우습게 보면 큰코 다친다. 일시적 매출 증가를 위해 그럴싸한 명분으로 그린워싱을 저지르다 생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 기업 스스로 이 점을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나 금융기관, 경영단체 등도 그린워싱 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정책과 함께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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