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역사상 가장 유명한 도서관이다. BC3세기 건설된 이 도서관은 당대 최대규모로 무려 70만 권의 책을 보유했다고 전해진다. 이 책들은 나일강 유역에 있는 식물 파피루스를 납작하게 다져 만든 것들로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고 한다. 또 책만 수집하고 보존한 것이 아니라 유명 학자들을 모아 연구를 하도록 하는 학문의 전당으로서 성격도 갖고 있었다. 다만 이용자는 학자들과 귀족들에 국한됐다.
  안타깝게도 이 도서관은 7세기 이슬람 세력의 침입에 불타는 등 여러 차례 화마에 시달렸다. 거기에 로마 제국과 이슬람 세력의 잦은 공격을 받아 결국 폐허가 됐다. 이 도서관이 파괴됨으로써 인체나 천체에 관한 귀중한 지식들도 지구상에서 사라졌다고 한다.
  근현대 들어 세계 최대이자 최고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한 곳은 바로 미국 의회도서관(Library of Congress)이다. 1800년 의회 건물 내 도서관이었으나 영국 공격으로 불타자 1897년 독립된 3개의 건물로 다시 한번 문을 열었다. 소장 자료로는 2020년 기준 460개 언어로 된 2천500만 권의 도서와 7천400만 점의 문서가 있다. 또 560만 점의 지도자료, 2천200만 점이 넘는 비디오/오디오 자료 등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도서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고구려 경당이 유력하다. 구당서 기록에 “고구려 사람들은 책을 좋아하여, 가난해서 천한 일에 종사하는 집에서까지 각기 네거리에 큰 집을 지어 이를 경당이라고 부르며 혼인하기 전의 자제들이 밤낮으로 그곳에서 독서를 하거나 또는 활쏘기를 배운다”는 대목이 있다.
  이렇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는 도서관에 있는 책을 통해 지식과 지혜를 후대에 전하는 노력을 그치지 않았다.
  지난달 하순 도서관 주간을 맞아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도서관에 기술을 입히다’를 주제로 기념포럼이 열렸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 사물 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도서관의 미래를 점검하는 자리였다. 참석자들은 도서관이 맞닥뜨린 세 가지 도전으로 ‘생각과 지식의 해체’, ‘빅테크기업의 존재적 위협’, ‘일의 변화와 잠식’을 들고 이런 때 도서관은 ‘공감과 연대감이 살아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도서관이 4차 산업혁명의 영향을 받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인류와 오랫동안 같이해 온 책과 도서관이 인간성과 공동체의 회복에 기여한다는 본질은 그대로다. 신기술은 도입하되 소통과 지식 전수라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도서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삶에 도서관은 더욱 깊숙이 들어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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