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일대에 심어진 가로수가 가지치기로 인해 몸통만 앙상하게 남아있다. /장경식 수습기자·guri53942@

전주지역 도심 곳곳 가로수들이 과도한 가지치기로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반대로 가지치기 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일부 도로에서는 과하게 자란 가로수 가지가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9일 오전 10시께 찾은 전주시 서신동 한 도로. 새로 난 잎이 차츰 무성해질 시기이지만 거리 양옆 플라타너스들은 여전히 앙상한 몸통을 드러내고 있었다. 가지 일부가 남아있는 몇몇 나무들의 경우 잎이 새로 자라나는 등 사정이 그나마 나았지만, 몇 그루는 잎이 날 만한 곳이 거의 없어 겨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근처 골목에 심어진 플라타너스 2~3그루도 가지치기로 큰 줄기만 남아버린 탓에 잔가지 등이 자라지 못해 썰렁한 모습이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29)씨는 “이 근방은 유독 가지치기를 할 때마다 줄기만 남겨둬서 가로수들이 볼품없는 모습이 되는 것 같다”며 “날짜가 좀 지나면서 잎이 좀 나오는 것 같지만, 몇 그루는 나무 크기에 비해 잎이 거의 자라지 못해 이러다 죽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울 정도”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찾은 전주시 효자동 한 천변 도로. 중앙선을 따라 설치된 화단 사이 횡단보도에서 보행자 두 명이 차가 멈추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막 길을 건너려던 찰나, 인근 사거리에서 좌회전해 들어온 차량이 이들을 미처 보지 못하면서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도 발생했다.

해당 구간의 경우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있어 특히 야간시간대는 보행자가 지나다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것이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이날 만난 A씨(60대)는 “천변에서 운동을 하고 오는 길에 종종 이 횡단보도를 이용하는데, 차들 입장에서는 나무에 가려져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중앙 화단설치도 좋지만 사람들이 잘 보일 수 있게 해줘야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전주시 관계자는 “과도하게 가지치기가 되었다고 말하는 구간의 경우 한전에서 (가지치기를)진행한 곳인데, 이곳은 전신주, 전선 등도 나무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여름철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다만 한전 측과도 계속 조율하며 조경전문가 등과 함께 전정작업을 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과도하게 가지치기를 하지 않도록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순찰을 하면서 나무들이 너무 많이 자라지 않았는지 여부 등을 수시로 점검하고 있고, 또 민원이 들어온 구간에 대해서도 교통량, 통행량 등을 살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불편이 없도록 계속 조치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가지치기 시 나뭇잎이 달린 수목 부분의 일정 비율 이상을 자르지 않도록 하는 등 가로수와 공원 산책로 등 녹지공간 관리에 관한 지침을 올해 안에 마련할 방침이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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