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단 비리로 폐교된 남원 서남대

<기획> 1. 도내 대학이 망해간다

전북은 정체된 지역경제발전과 전국적 수도권 집중화 현상, 취약해진 지역 정치권과 지방대학 경쟁력, 우수인력의 타 지역 유출 등 지속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유학생 유치는 저출산으로 인한 인적 자원 부족과 지역소멸이라는 심각한 문제와 맞물려 지역 경제 활성화 측면에서도 중요 사안으로 떠오른 점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외국유학생 유치는 장기화되는 등록금 동결과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도내 대학 존립 자체는 물론 지역 경쟁력 약화를 그나마 막을 수 있는 최소한의 방어책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돛을 편 윤석렬 정부가 지역대학에 대한 행·재정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에 넘겨주겠다는 방안을 국정과제로 포함, 실질적인 지방대학 시대가 열릴지 주목된다.

이에 본보는 관련 기사를 3차례 걸쳐 내보낸다.

▲ 재단 비리로 폐교된 남원 서남대

▲도내 대학 외국인 유학생 현황

지난해 4월 기준 전북에 재학 중인 전체 외국유학생 수는 7599명이다.

이는 어학연수와 학부·대학원과정을 포함한 숫자로 대학알리미 자료에 따른 지난 2010년 3841명의 2배를 넘는 수치다.

학교별로 보면 전북대가 174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주대 1583명, 우석대 1069명, 예원예술대 896명, 군산대 527명, 군장대 389명, 전북과학대 310명, 원광대 309명의 순이다.

문제는 각 대학들이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 열을 올리면서 불법체류 증가, 범죄율 상승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정부는 유학생 관리 부실 문제가 커지자 2012년부터 외국유학생 유치·관리역량 인증제를 도입했다.

불법체류율과 인프라·등록금 부담률·의료보험가입률을 기준으로 심사를 거쳐 인증을 주는 방식이다.

인증 대학은 비자(사증) 발급 절차 간소화와 교육부 국제화 관련 사업 우선순위 부여 등의 혜택을 받는다.

하지만 교육부는 기준 미달인 곳들을 1년간 비자발급제한 대학으로 분류해 공개한다.

교육부의 최근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및 비자발급 제한대학 자료를 보면 비자발급 제한대학 수가 2016년 3교, 2017년 15교, 2018년 24교, 2019년 53교, 2020년은 63교(학위과정 또는 어학연수과정)에 달했다.

코로나 공포가 극심했던 2020년 각국이 출입국에 대한 빗장을 굳게 닫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자발급제한 대학이 얼마만큼 급증했는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전북에선 학위과정의 경우 ‘전주대’와 ‘원광대’, ‘예원예술대’, 어학연수과정은 ‘우석대’가 비자발급제한대학이라는 불명예를 받았다.

해당 대학은 1년간 신·편입 유학생, 어학연수생 유치를 할 수 없게 됐다. 대학 입장에서 보면 ‘1년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처지인 셈이다.

강원연구원이 조사한 외국유학생 1인당 연간 지출규모를 보면 기숙사비와 생활비 등을 모두 포함해 학부생은 1447~1723만원, 어학연수생은 1063~1312만원 정도를 쓰고 있다.

외국유학생 1인당 평균 1500만원을 지출한다고 가정했을 경우 비자발급제한에 포함된 전주대는 237억여원, 우석대 160억여원, 예원예술대 134억여원, 원광대 46억여원의 경제적 손실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와 지역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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