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건비에 기름 값 등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을 지경입니다. 농사를 지으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전북지역 농민들이 치솟는 기름 값·인건비 부담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임실에서 감자를 재배하고 있는 김모(70대)씨는 요즘 한숨이 늘었다. 농사에 들어가는 각종 부대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다. 당장 농사에 사용해야 할 기계에 들어갈 면세 휘발유 값만 두 배 가량 올랐고, 이외에 비료 가격도 평소의 세 배 가량 올라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전에 비해 크게 오른 인건비도 인건비지만, 그 일손을 구하는 일마저 쉽지 않다는 점도 김 씨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김 씨는 “본래 쌀 때는 700원대던 면세유가 1300원대까지 오른 상황이고, 지난 요소수 대란 이후 오른 비료 값도 떨어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건비도 인건비지만 사람이 없다보니 적시에 일손을 구하는 일조차 어려워 주변 사람들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감자 가격이 제법 괜찮아서 올해는 재배 면적을 넓혔는데, 이런 부담이 만만찮다 보니 잘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고 토로했다.

완주에서 양파 등 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60대)씨는 최근 농번기를 앞두고 인력을 고용하려다 외국인 남성 근로자 기준 17만 원 가량의 일당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크게 놀랐다.

이 씨는 “쌀 한 가마니 값이 16만 8000원 가량이니 사람 한 명 쓰는데 쌀 한 가마니 값이 드는 셈”이라며 “일손들이 좀 잘 들어와야 할텐데 좀처럼 잘 되지 않는 것 같다. 사람들이 좀 많이 들어온 뒤에야 인건비 부담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전북도 및 지자체에서는 농민들의 일손 부담을 덜기 위해 계절근로자 투입과 농촌인력 중개센터 등을 통해 인력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총 125명의 외국인계절근로자가 들어왔지만, 올해의 경우 지난 13일 기준 총 303명의 외국인 근로자가 채용되는 등 투입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며 “앞으로 5~6월 농번기 뿐 아니라 수확기까지 순차적으로 외국인 계절근로자들이 들어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절근로자 투입 이외에도 일손돕기 등을 통해 농민들을 지원해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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