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오후 손님을 태우고 있는 법인택시.(이상선 기자)

도내 택시업계가 LPG값 폭등으로 택시기사들과 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법인택시 업계는 현재 운전할 기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거리두기 해제 이후 저녁이면 회식을 마친 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택시 대란'이 일어나는 이유다. 코로나19로 함께 일했던 동료를 떠나 보내야 했던 기사들은 조금은 좋아진 경기 회복세에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사연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전주에서 직장을 다니는 30대 A씨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회식과 만남이 잦아지면서 택시 탈 일이 많아졌다. 하지만 택시 잡기가 쉽지 않다. 택시를 잡는 시간이 빨라지면 그날은 운좋은 날이 된다.

#회식이 잦은 60대 B씨 "그는 회식 후 택시 잡기가 너무 힘들어 젊은 직원들의 도움이 없으면 길면 1시간 이상 택시를 호출했지만, 배차가 되지 않아서다. 콜택시 앱 등의 사용이 서툴러서 발생하는 일상이 됐다.

도내 법인택시들 10대 중 5대가 기사를 구하지 못해 운행을 멈쳤다. <관련기사 5월 25일자 1면>

법인택시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1대에 최소 1.5~2명 이상의 인원이 배치돼야 한다. 그런데 도내 법인택시들은 지난 코로나19 이후 10대 중 5대만 운행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법인택시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차량당 1.4명 이상의 기사를 확보했지만, 전북의 경우 법인택시 가동률은 50%대로 낮아져 대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택시 대란은 코로나19 유행 이후 택시 기사가 부족한 가운데 심야 택시 운행의 주축인 법인택시가 줄어든 것과 서로 맞물려 택시 수요가 급격히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법인택시 기사 김모씨는 "거리두기 해제 전에는 콜(택시 호출)이 없어서 빈 차를 끌고 여기저기 돌아다녔는데 이제는 그럴 일은 없다"며 "택시에서 손님을 내리기가 무섭게 다음 손님이 탑승한다"고 말했다.

법인택시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로 돈벌이가 되는 택배와 배달업으로 택시 기사가 많이 빠져나갔지만, 거리두기 해제이후 현재는 (법인택시) 반절밖에 운행을 안해 (기사들이) 차들이 벌이가 그나마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법인택시 기사의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원인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수입 감소지만, 현장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기사들의 대규모 이탈은 더 근본적인 문제에 의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한 법인택시 기사는 "단순히 코로나가 문제였다면 어느정도 수습된 지금 돌아오는 사람이 많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거리두기가 풀렸지만, 택시가 부족하다는 말이 많은데도 새로운 기사가 없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법인택시 기사들의 수입은 노동 강도(하루 15시간)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이제는 일반 시민들에게도 알려진 일명 '사납금' 제도와 그 잔재가 원인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요금인상안이 솔솔 거론되고 있다.

실제 비수도권 지방자치단체는 현장의 애로를 고려해 택시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전북도도 (2019년 조정) 오는 10월까지 용역 결과를 도출하고 하반기 중 택시요금 인상을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올 하반기부터는 도내 택시의 기본요금 인상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택시 요금 인상 조정은 3년마다 가격을 협의하고 있어, 변동주기가 길고 변동의 폭도 작아서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택시 요금의 실질적 문제 해결인 가격 인상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수의 택시 기사들은 "문제 해결를 위해 택시 요금을 현실화해야 한다"며 일제히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택시기사는 "고객들이나 시민들은 이런 말을 싫어하겠지만 솔직히 현재 요금 수준으론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요금이 현실화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택배와 배달 요금은 자율화하고 있는 추세인데 택시 요금 규제만큼은 여전히 너무 심하다"며 "택시 요금에 대한 자율성을 더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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