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감 선거를 위한 김윤태-천호성 후보의 단일화 합의가 무산됐다.

표면적으론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접근이 이뤄지지 않은데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복합적 이유가 양 측의 호감도를 좁히지 못한 원인으로도 분석된다.

천 후보는 이미 2번의 단일화를 시도, 성공한 경험이 있다.

당시 경쟁 후보들은 이항근·차상철 후보들로 천 후보와 진보 성향이라는 정치적 색채를 같이 했다. 지난 13일엔 교육·정책적 철학이 비슷한 황호진 후보와의 단일화도 이뤄냈다.

다시 말해 지난 2차례의 경쟁 후보들과는 정치적으로, 정책적으로 교집합이 성립된 후보들과 손을 맞잡은 것이다.

그러나 이번 김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이면엔 정치·정서·정책적으로 공감될 만한 부분이 크질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김 후보 측의 수월성과 자사고 등 교육 철학이 천 후보와 이질감을 보이면서 단일 후보로 쉽게 합칠 수 없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양측간 소통 부재 등에 따른 불신도 한 몫 했다.

김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한 시점은 지난 23일로, 사전투표 전인 26일까지 단일후보를 선출하기에는 물리적 일정이 촉박했다.

그런 상황에서 양측의 ‘대의적으로 두 팔을 열고 협상에 임하겠다’는 협상 태도와 달리 각자가 주장하는 여론조사 방식만을 고집했다.

시간이 촉박한 만큼 상대방 의견과 입장을 전혀 배려하지 못한 셈이다.

일방 통행 식 발표도 감정에 상처를 냈다.

김 후보가 지난 25일 오전 11시 30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오후 1시 천 후보와의 공개 협상”을 제안했다.

시간이 없으니 실무자들이 아닌 후보 자신들이 직접 담판을 짓자는 의미였지만 천 후보의 불참으로 해프닝으로 끝나고 말았다.

오히려 천 후보는 김 후보의 이 같은 일방통행식 통보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천 후보 측은 “왜 그런 협상을 사전 협의도 없이, 기자회견 형식으로 (통보)하는지 모르겠다”며 “김 후보 측으로부터 (공개협상에 대한 제안을)전달 받지도 못했다”고 한숨을 쉬었다.

자연적으로도, 화학적으로도 섞일 수 없는 처지가 된 김-천 후보간 단일화 무산으로 서거석 후보 얼굴엔 숨길 수 없는 웃음이 피어나고 있다./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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