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삼은 사람들과 아주 친숙한 해산물이다. 서민들은 시장 좌판에서 싱싱한 해삼을 초장에 찍어 먹는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간단한 술안주로 그만이다. 고급 요리에도 해삼이 빠지지 않는다. 전 세계에 산재한 1천200여 종의 해삼 중 식용이 가능한 종은 20여 종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30여 종이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다.
  해삼은 바다의 인삼으로 불린다. 그만큼 사람에게 좋은 성분을 갖추고 있다. 나이아신을 비롯해 알기닌, 시스틴 등 아미노산 성분과 함께 철분, 칼슘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이들 성분들은 몸을 보하고 기력을 증진하는 성분으로 한의학에서는 설명한다. 약리작용도 있다. 콘드로이틴 성분은 항염증과 항암, 고혈압 등에 효과가 있다. 또 인삼과 마찬가지로 사포닌 성분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그래서 수족관에 해삼을 물고기와 함께 넣어두면 물고기가 죽는다고 한다. 사포닌의 독성이 작용한 때문이다. 어떻든 해삼은 저열량 고영양 식품이다. 
  맛에서도 빼어나다. 물론 호오가 갈리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날로 먹을 경우 오도독하게 씹히는 식감이 다른 음식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함으로 다가온다. 그 향은 한마디로 바다의 향이다. 요리법도 다양하다. 우선 날로 먹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썰어서 초장을 찍어먹는 게 보통이다. 물회를 만들어 먹으면 그 맛이 더 살아난다. 제주도에서는 해삼에다가 각종 채소와 된장 고추장 등을 넣어 물회를 만든다. 
  해삼 요리는 건해삼일 때 더 다양해진다. 중국에서는 건해삼을 상어지느러미와 전복과 함께 3대 요리로 친다. 중국은 세계 해삼 생산량의 90% 이상을 먹어치우는 해삼소비대국이다. 건해삼의 요리법은 다양한데 대개 물에 데치거나 불려서 사용한다. 거의 모든 고급요리에 해삼이 재료로 들어간다. 
  그런데 해삼 생산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국제적인 자원관리 위기종이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2천여 톤이 생산되다가 한때 8백여 톤까지 줄었다가 최근에는 양식 확대에 따라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해외 수출 등을 감안한다면 해삼의 시장성은 좋은 편이다. 
  얼마 전 군산시 비안도에 해삼종묘 배양장이 준공됐다. 12억 원이 들어간 이 종묘배양장은 친환경첨단 양식 시스템을 갖췄다고 한다. 군산시는 지역의 고부가가치 수산물로 해삼을 지정하고 현재 군산의 섬 지역을 중심으로 양식을 확대하는 중이다. 현재 건해삼 1kg의 가격은 수백만 원대까지 상승한 상태다.
  해삼은 어획과 양식을 통해 잡는다. 수산자원 고갈 추세에 따라 어획은 한계에 왔다. 지금은 양식이 주를 이룬다. 해삼양식은 앞으로 어가의 소득을 높일 아주 좋은 사업이다. 지난 1990년 국립수산과학원이 국내 최초로 인공종묘 생산에 성공한 지 벌써 30년이 되어간다. 전북에서도 더 많은 해삼이 생산돼 소득 증대와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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