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소공급 부족으로 전주삼천수소충전소가 일반 수소차량 충전을 제한한 가운데 26일 전북 전주시 삼천수소충전소에서 노면에 승용차 유도 표시가 무색하게 수소전기버스만 수소 충전을 하고 있다./박상후기자·wdrgr@

“수소차 충전하러 원정 나갑니다”

수소 물량 부족으로 전주 삼천 수소충전소가 일반 승용차량 충전을 중단하면서 전주지역 수소차 운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정오께 찾은 완주 수소충전소. ‘전주 택시’라고 표시된 SUV 한 대가 한창 충전 중인 가운데, 뒤쪽으로 수소차 3대가 줄을 선 채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량 옆에 나와 충전이 끝나기를 기다리던 택시기사 이모(62)씨는 “전주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한 시간쯤 걸린 것 같다”며 “원래 삼천동에 있는 수소충전소로 자주 갔는데 일반 차는 충전이 안 된다고 해 여기로 왔다”고 말했다.

이어 “송천동에 충전소가 있긴 하지만, 충전시간 자체가 길어 사람이 항상 밀리고 충전 시간도 오래 걸리는 편이어서 이곳(완주 충전소)이나 익산으로도 자주 다니는 편”이라며 “충전할 때마다 시간은 시간대로 버리고 일도 못 하고 이게 뭐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앞서 11시 30분께 찾은 전주 송천 수소충전소도 상황은 비슷했다. 길어지는 대기 시간에 지친 운전자 한 명은 함께 탄 강아지를 데리고 나와 인근을 돌아다니며 산책하기도 했다.

이날 충전소를 찾은 한 시민은 “삼천 수소충전소가 닫은 이후 사람들이 다른 충전소로 몰려 시간이 보통 많이 걸리는 게 아니”라며 “차 한번 타고 다니는 게 보통 힘든 게 아니다. 지금도 차 안에서 기다리다 못해 강아지 바람이나 쐬어주는 중”이라고 푸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여파와 기존 전북지역에 수소를 공급해오던 여수·군산지역 수소 공장에서 공장 증설, 공장 가동률 하락 등 문제가 맞물리며 나타난 것이라고 도 관계자는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수소차 운전자분들이 겪고 계신 불편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현재 수소 생산량이 평소보다 30~40%가량 감소하고 수소 여유분이 없어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는 9월 초까지는 여수 공장 증설이 완료돼 수소공급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이고, 또 8월에 추가로 운영을 시작하는 수소충전소도 있어 현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여 도민들의 양해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현재 전북지역에는 총 5곳의 수소차 충전소가 운영 중이며, 전주 761대·익산 320대·완주 199대·부안 112대·군산 55대·김제 15대·정읍 12대·순창 1대 등 총 1480대의 수소차가 등록돼 있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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