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해전에 숨겨진 충신 이영남을 조명한 '노량의 바다'

이병초 시인 장편소설 ‘노량의 바다’ 출간 임다연 기자l승인2022.08.04l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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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 출정해 주시옵소서. 경상우수영의 바다를 지켜주시옵소서!”

1700만 관객을 동원한 ‘명량’의 후속작 ‘한산’이 개봉한 가운데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인 노량해전에 함께 참전한 열혈의 청년 장군 이영남을 조명한 소설이 출간돼 이목을 끈다.

시인 이병초가 이영남을 주인공으로 한 역사소설 ‘노량의 바다’를 펴냈다.

그가 처음 전의인(全義人) 이영남을 마주한 곳은 전북 전주에 위치한 선충사(宣忠祠)였다. 선충사는 1598년(선조 31) 노량진 전투에서 전사한 이영남 장군을 기리기 위해서 세운 사당이었는데, 우연한 방문이 계기가 되어 이영남을 소설의 주인공으로 만들게 된 것이다.

저자는 글머리에서 “이영남에 대한 내 관심은 유생의 글줄에 있었다. 그가 순절한 지 무려 200년이 넘는 순조 6년(1806)에 송상열 등 전라도 유생 75명이 조정에 상언(上言)한 지점, 초야에 머물지언정 조선 역사의 생명체로 움직이고자 했던 선비들이 이영남의 불꽃 같았던 28년의 삶이 역사에서 제대로 평가가 이루어지도록 붓끝을 벼린 지점”에서 소설이 시작되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500여 년 전의 일인 데다 이영남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아서 글을 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힌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과 마지막 전투를 치른 청년 장수 이영남(李英男, 1571-1598), 하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공교롭게도 당시 영남(英男)은 흔한 이름이었던 데다, 임진왜란 7년 동안에만 이영남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여러 명 존재해서다.

‘난중일기’에도 이영남으로 추정되는 이름과 관직이 60회 이상 나타났음에도 그가 어떤 집안의 이영남인지 명확하게 가려지지 않는다.

이번 소설에서는 한 사람의 성씨(姓氏) 찾는 것에 몰두하지 않았다. 임진왜란이라는 불행 속에서 전사했거나 전쟁에 참여했다는 점만으로도 동명(同名)의 이영남들은 충신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노량해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중심축으로 잡고 사건의 앞과 뒤를 촘촘히 짚어갔다. 소설 속에는 이영남의 고향인 전주의 풍광이 유려하게 펼쳐지고 그가 무예를 닦았던 모악산도 정답게 다가온다. 반면에 전주 사람들에게 피바람으로 들이닥쳤던 기축옥사(己丑獄事)가 가슴 아프게 형상화되어 있다.

싸늘한 주검이 되어 한양에 압송된 정여립을 보고 사람답게 다가섰던, 전주부 구이면 출신인 통천김씨 김빙(金憑)의 모습도 절절하다. 총알과 화살이 빗발치는 최전선에서 제 목숨 아까운 줄 모르고 산화(散華)했던 병사들의 대부분이 백성의 아들이었다는 점도 소설은 또렷하게 기억한다.

소설가 김병용은 “오백여 년 가까이 책갈피 안에 갇혀 있던 청년 이영남을, 책 밖으로 역사 바깥으로 이끌어낸 소설이다. 과거와 현재는 이렇게 한 시인의 붓끝에서 만난다. 거기, 이순신 장군과 함께했던 우리 청년들이 있다. 거친 바다, 더 거칠게 휘몰아치는 외세의 침탈 앞에 젊은 조상들은 생을 던져 우리의 바다를 지켰다”면서 앞으로 남해를 볼 때마다 이영남, 이순신과 함께했던 수만의 이름들이 떠오를 거라고 평했다./임다연 기자·idy1019


임다연 기자  idy10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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