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통화하고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대로 한·미동맹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시키는 데 미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또 펠로시 의장 일행의 방한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의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펠로시 하원의장과 대면 면담 대신 오후 2시30분부터 약 40분간 전화 통화했다고 김태표 국가안보실 1차장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한미동맹은 여러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지만 도덕적 측면에서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워싱턴에서 한미 추모의벽 제막식을 언급하며 ”그동안 수십년에 걸쳐 수많은 희생으로 지켜온 평화와 번영의 약속을 반드시 지키고 가꿔나갈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휴가 중인 윤 대통령이 통화해 준 것에도 감사를 표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이날 통화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은 물론 배석한 하원들과도 외교·국방, 기술 협력, 청년, 여성, 기후변화 등 여러 현안이 오갔다고 김 차장은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은 하원의원단에 "각 지역구의 코리안 아메리칸 한인들에게 특별히 배려해달라"고도 당부했다.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과의 대면 면담이 윤 대통령 휴가로 불발된 대신 전화통화가 성사된 배경에 대해 “대통령이 전화라도 인사를 전하고 싶다는 의향을 오늘 아침 타진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한미 양국 국회의장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회담한 뒤 공동언론 발표를 통해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와 평화 정책을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동맹 70주년 기념 결의안 채택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간 대면 면담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두고 ‘의전 소홀’ 논란이 일었다. 휴가 중이더라도 미 의회 1인자를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보수 진영에서도 제기되면서 통화일정을 다급하게 잡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또 대면 면담 대신 전화통화를 택한 것도 미중 갈등 중 중국을 의식한 것이란 의견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최영범 홍보수석은 “모든 것은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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