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주에 거주하는 김모(75)씨는 이번 추석 명절에도 성묘하러 갈 수 없을까 봐 걱정이 태산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비대면 예약이 진행되면서다.

A씨는 “온라인으로 예약이 진행되는 바람에 컴퓨터가 서투른 고령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집에 자식이나 손자가 있었으면 도와달라고 했겠지만, 그렇지 못해 서러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2. 전주에 거주하는 김모(58·여)씨는 한 달에 한 번 서울로 병원에 갈 때마다 주변에 기차표 예매를 부탁하고 있다. KTX 앱을 이용해 좌석을 미리 구매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인터넷 결제 방법이 복잡해 혼자서 하다가는 포기하기 일쑤여서다.

A씨는 “추석을 앞둔 9월 8일에도 병원에 가야 하는데, 미리 예매하려 보니 ‘추석 특별 수송기간’이라고 떴다”며 “좌석도 금방 매진되던데 당일에 병원에 무사히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난감하다”라고 토로했다.

추석 명절 기차표 예매를 앞두고 디지털 소외계층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명절 기차표 예매가 전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관련 이해도가 낮은 디지털 소외계층들의 경우 전화식 예매방식(ARS)에서부터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8일 오전 11시께 찾은 전주역. 곧 있을 추석 명절 기차표 예매를 앞두고 역사 한쪽 편에는 ‘비대면 예매’와 관련한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눈을 비비며 안내문을 읽던 한 시민은 “올해도 명절 예매는 어려울 것 같다”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같은 날 만난 고령층 기차 이용객들 10여 명에게 추석 명절 기차표 예매에 관해 질문했지만, 대부분 ‘잘 모르겠다.’‘너무 어려워서 자녀들에게 부탁하지 않으면 어려울 것 같다’ 등 답변이 돌아왔다.

이날 만난 최모(69)씨는 “매표소 안에 자동 승차권 발매기도 있지만, 카드가 없어 꼭 매표소 직원한테 표를 구매한다”며 “역전 직원이 전화(ARS)로도 가능하다고 해서 전화해보니 도통 알아들을 수 없어서 포기했고 직접 와서 구매하는 게 속 시원하다”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 관계자는 “역내에 안내문을 부착하고 보도자료를 따로 내는 등 홍보 활동했다”라며 “그런데도 모르고 계시는 분들이 있다면, 지역민과 방문객들을 위해 꼭 본사에 건의해 보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8일 한국철도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승차권을 오는 16일~18일까지 온라인과 전화 등 100% 비대면 방식으로 사전 판매한다. 예매 첫날인 16일에는 만 65세 이상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전화접수 또는 온라인을 통해 승차권을 판매한다고 밝혔다./조은우 수습기자·cow4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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