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산 지역 곳곳이 집중호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가운데 13일 전북 군산시 신풍동 일원에서 수해 복구에 한창인 한 사무실 바닥이 물기로 흥건하다./김수현기자

“천재지변이라 어쩔 수 없다는 건 알지만 언제쯤 다 치워질지 끝도 없네요”

13일 오후 2시께 찾은 군산시 신풍동 문화시장. 지난 집중호우 당시 수해를 유독 심하게 입었다는 몇몇 가게들에서는 아직도 물이며 젖은 집기들을 빼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거리 곳곳에는 아직 채 다 지워지지 않은 쾨쾨한 냄새가 맴돌았다.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전날 휩쓸고 간 물기를 다 말리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았다. 물건들을 다 정리하지 못한 가게 주인은 얼룩덜룩, 흙탕물에 젖은 각종 물품들을 보며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한참동안 무거운 물건들을 들어 나르던 이들의 이마에는 땀이 송글송글 맺혀있었다.

창고 앞에 놓인 기계를 살피던 심모(72)씨는 “아무래도 이건 못 쓰게 된 것 같다”며 “안에 냉장고나 다른 기계들도 다 망가졌다. 아까워서 어떡해야할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이어 “장사 물건 창고로 쓰던 곳인데 물이 너무 많이 차서 물건들을 다 버려야했다. 어제도 동사무소에서 한 짐을 실어갔다”고 토로했다.

인근에 위치한 점포들은 대개 사정이 비슷했다. 대부분은 이제 쓰지 못하게 된 물건들을 내놓느라 바빴고, 물에 반쯤 젖은 기계류를 햇빛 아래 내놓고 마른 뒤 제대로 작동하기만을 바라보는 이도 있었다.

새벽 시간대 갑작스럽게 빗물이 들어오면서 미처 손 쓸 시간도 없었다고 이날 만난 점주들은 하소연했다.

근처에서 보일러 가게를 운영하는 최모(64)씨는 “이곳에서 5년간 가게를 운영해왔지만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일단 뒤뜰에서 젖은 기계들을 말려보고는 있지만 기계가 잘 돌아갈지는 잘 모르겠다. “일도 해야 하는데 당장 써야 하는 기계들이 젖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인근에서 가게 복구에 진땀을 빼던 장모(50)씨도 “이틀째 일도 못하고 가게를 정리하고 있다. 전선 같은 것은 물에 한 번 젖으면 다 버려야 해 피해가 크다”며 “당장 보이는 곳만 치웠는데 워낙 물건이 많아서 끝이 나지 않는다. 악취나 벌레가 생길까 고민도 많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마 때마다 아슬아슬하게 물이 차더니 결국 이런 일이 벌어졌다. 앞으로 더 비가 온다는데 피해가 늘지 않기만을 바라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군산시 관계자는 “이번 일은 단시간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하수관로가 감당할  수 있는 수량을 넘어서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지속적으로 주민들이 수해 피해를 입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비로 인해 전북지역에서는 총 94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군산시에서는 2세대 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이외에 도로 침수 58건, 도로파손 3건, 낙석 1건, 하수역류 8건, 상가침수 12건, 주택침수 4건, 주택파손 1건, 차량 침수 1건, 농경치 침수 1건(131.8ha), 기타 5건 등이 신고됐다./김수현 기자·ryud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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