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가 차량이나 인력, 장비 등을 통한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 달부터 내년 2월까지 축산관련 차량과 종사자 진입을 제한하는 철새도래지 통제구역을 기존 20곳에서 29곳으로 확대키로 하는 등 방역을 강화한다. 과거 야생조류 분변에서 AI 항원이 검출됐거나 고병원성 양성으로 최종 판정된 지점, 야생조류가 다수 서식하는 지점 등이 대상이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유럽의 경우 전년 7월 대비 약 7배가 증가했고 이 중 99% 이상이 H5N1형으로 확인되고 있다. 올 겨울철 철새 도래기에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한국 유입 가능성이 어느 때 보다 높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면서 전문가들 역시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선제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철저한 대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북은 철새 이동 경로인 서해안 벨트의 중심에 위치하면서 거의 매년 집중피해를 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지역이다. 나름 철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의 주요 전염원인 철새 이동을 막을 수도 없고 바이러스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게 사실이라 현재로선 매년 철저한 대비를 통해 그 피해를 최소화 시키는 것만이 최선인 실정이다. 감염된 야생 조류들의 한반도 유입 상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감염지역의 사람이나 차량 등의 이동을 최소한 억제하는 노력이 병행돼야만 그나마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지난 동절기(2021년 10월~2022년3월) 전북의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총7건으로 32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 처분됐다. 이는 전년의 16건 발생, 406만 마리 살 처분과 비교해 발생건수로는 56%, 살 처분은 92%나 감소한 수치다. 닭과 오리들에 대한 정밀검사 강화를 비롯해 축산농가와 거점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소독강화 등의 지자체와 농가의 합심을 통한 지속적이고 강력한 사전 방역 노력이 더해졌기에 가능했던 결과다.

조류인플루엔자 피해를 줄이기 위해 우리가 얼마만큼 경각심을 갖고 이에 대비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질 수 있음이 확인됐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강력한 위기가 이미 예고됐다. 방역관리 역량강화를 위한 노력에 더해 가금농가 종사자나 축산차량의 철새도래지 방문 자재 등의 협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빈틈없는 방역을 위한 모두의 협조가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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