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양병원 등 감염취약시설의 대면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 4일 전북 전주시 나은요양병원에서 최경악 할아버지와 딸 최선희 씨가 대면 접촉 면회를 하고 있다. /박상후 기자·wdrgr@

“오랜만에 아버지와 손잡고 얘기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전북지역 요양병원 등이 면회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하다.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대면 면회가 재개되면서다.

4일 오후 1시께 찾은 전주시 나은요양병원 입구. 대면 면회에 앞서 자가검사키트를 하기 위해 가족으로 보이는 3명이 삼삼오오 모여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아이를 안은 엄마는 혹시 모를 아이의 감염을 위해 비대면 면회 장소에서 대기했다.

15여 분이 지나자 자가검사키트 위로 선명하게 뜬 음성 결과에 병원 관계자의 안내를 따라 면회실로 향했다.

2분 남짓 지났을까. 요양간호사가 끌어주는 휠체어를 타고 면회실 안으로 입소자가 들어오니 가족들은 살짝 붉어진 얼굴 속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수년 전부터 아버지(87)를 요양병원에 모셨다는 최선희(62·여)씨는 “대면 면회한다는 소식에 가족들이 총출동했다. 코로나 때문에 아버지 얼굴을 가까이서 보는 게 1년 만이다”며 “지금껏 유리창 너머로 아버지를 바라보기만 하다 오늘 손도 잡고 얼굴도 만지고 아버지를 안을 수 있어서 더 이상의 바랄 거 없이 진심으로 행복하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최 씨는 아버지가 아프신 곳은 없는지, 변한 모습은 없는지를 꼼꼼히 살폈고 최근에 있었던 가족 근황을 털어놓으며 서로를 눈에 담기 바빴다.

대면 면회 소식을 접한 입소자의 가족들은 너도나도 면회 예약에 나섰다.

각 요양병원에는 예약을 잡기 위한 전화 문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효자동의 한 요양병원에는 면회 가능 시간과 날짜를 문의하는 가족들의 전화가 수십여 통이 빗발쳤다.

어머님을 요양병원에 모신 이현숙(60·여)씨는 “오늘부터 면회할 수 있다고 했는데 전화해보니 아직 지침이 내려온 게 없어 오늘은 안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앞으로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아 괜찮았다”라면서 “내일 병원 운영 시간에 맞춰 예약 전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은요양병원 안재용 기획실장은 “마침내 요양병원도 거리두기가 끝난 것 같아 입소자도, 가족들도, 병원 관계자들도 모두 좋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면서 “가족분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안전한 면회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하겠다”라고 말했다./조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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