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문화의 새지평이 열린다.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전북 현안 문화 이슈에 대해 집행부의 명확한 입장이 표명되었기 때문이다. 예향 전북의 바로 서기로 나서는 주요 현안에 대한 집행부인 전북도의 입장은 단호하고 명쾌했다. 새로운 해, 새로운 문화는 열릴까?. 지난해부터 불거져 나온 전북 문화의 현주소는 먹구름이었다. 소리축제의 존폐 여부를 시작으로 도립국악원 해체 논란, 그리고 소리축제, 소리문화의 전당, 도립국악원 통폐합이 수면위에 올랐고 무형문화재제도 개선 또한 뜨거운 이슈로 문화계를 달궜다.


문화관광체육국장만 세 번째 맞이한 유기상 국장. 최근 전라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으로 자리를 옮긴 유기상 국장은 이러한 논란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명쾌하게 피력하며 2009년 1월 문화계를 새롭게 이어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예향 전북을 앞세우며 문화를 경제와 관광과 연계한 현안 사업들은 문화계뿐 아니라 도민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화계의 민감한 문제이기도 한 이들 사안은 전북 문화의 존폐를 가늠할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이란 평가까지 받고 있다.
매회 되풀이는 소리축제의 개최 여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문화계의 중심부를 이룬다. 외형과 내실 모두에서 함량미달이란 지적을 받음에 따라 존폐위기까지 몰렸던 소리축제에 대해 칼자루를 쥐고 있는 전북도청은 올해 소리축제를 열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해에 비해 예산 삭감이 약 40여%로 된 소리축제에 대해 유기상 국장은 “소리축제는 비록 예산이 크게 삭감된 상황이지만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브랜드인 만큼 축제의 명맥을 이어 나가겠다”고 잘라 말했다.
어떤 형태로든지 주어진 여건에서 역사성을 이어가겠다는 복원으로 풀이된다. 유국장은 소리축제를 반석 위에 올려놓은 안숙선 조직위원장이 사퇴의사를 밝히고 조직위원회 임기와 직원들의 계약기간이 만료됐지만, 이달 안으로 조직을 정비해 소리축제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떠돌고 있는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와의 결합은 개최 시기를 조정하거나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정도가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리축제와 대사습의 합병문제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만큼 공청회와 같은 형태를 취해 가감없는 여론을 수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함께 문화계의 핫이슈인 도립국악원 해체 여부에 대해서는 유국장의 입장은 각별했다. 최근 대폭적으로 단행된 도립국악원 인사에 대해 유기상 국장은 “국악원이 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서 의미가 있으며 순회보직 등에 있어서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을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국장은 “국악원 예술단원들의 나이가 평균 40세 정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문화예술에 나이는 없지만 장기간에 걸친 고인 상태는 시급하게 시정되어야 하며 이에 대한 문제는 무엇보다 내부의 치열한 토론을 거쳐 국악계 스스로가 대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립국악원이 지역 문화에 대해 그동안 실적은 분명이 인정되지만 현실의 국악원 사태는 도민은 물론 문화예술계에 폭넓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소리축제와 소리문화의 전당, 그리고 도립국악원 통합은 시기상조란 지적이 지배적이다. 서로 소통되지 못한 공간을 인위적으로 합병하는 조치는 지극히 계산적이고 물리적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 전북도립국악원 통합 논란은 단순히 물리적인 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유국장은 “전북문화재단이 첫 설립될 경우 소리축제나 소리전당, 도립국악원 등을 문화재단이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 유국장은 “문화재단이 포괄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열어두겠다"고 전제했다. 그런 만큼 문화재단을 통해 전북문화를 아우르는 구심적 역할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지난해 가장 문화계를 들끓게 했던 무형문화재 제도개선도 백지화된다. 전북도가 지난해 내놓은 도지정 무형문화재 개선방안(1종목 1명 지정 원칙)에 대해서는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고령이나 노환으로 명예보유자로 전환될 경우 전수활동비를 삭감하는 방안은 지나치다는 지적 속에 도 입장도 이를 수렴하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전북의 경우 예향으로 자리매김되는데 일등공신이 무형문화재에 대한 각별한 애정에서 확인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최고의 문화자치도로 평가받고 있는 전북도는 올해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이 확인됨에 따라 전북문화의 지형도는 확실하게 새 그림을 그릴 것으로 보인다./이상덕기자· 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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