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체전 결산1-협회, 지도자, 선수 자세에 승부 갈렸다.

전북의 모든 동계종목은 열악한 환경과 넉넉지 않은 지원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여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러한 동일 조건에서 회장과 임원, 지도자, 선수가 하나로 뭉쳐 열심히 훈련한 종목은 열악한 조건을 이기고 동메달 이상을 획득한 반면 일부 종목은 전북도와 도체육회에 열악한 환경과 지원만을 탓하며 동계체전에 출전했지만 우수 선수들마저 기대이하의 실력으로 도민들을 실망 시켰다.
제90회 전국동계체전이 지난 13일 막이 내린 가운데 전북선수단은 11년 연속 종합 4위를 달성했지만 상위권 도약을 위한 종합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때다. ‘동계스포츠는 전북’이라는 구호가 이젠 옛 추억이 되어 버리고 강원도에 동계스포츠를 모두 빼앗겨 버린 전북의 현 주소를 두 차례에 걸쳐 결산을 한다. /편집자

이번 동계체전에서 전북선수단은 금12, 은9, 동15개로 종합점수 567.5점으로 서울 863점에 이어 종합 4위를 기록했다. 전북선수단은 동계체전에 임하면서 종합 3위를 따라잡기가 불가능 하다는 사실을 알고 종합점수 격차라도 줄이기 위해 많은 연구와 훈련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염원에도 불구하고 종합점수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164점대에서 올해는 295.5점으로 점수 차이가 더 벌어졌다. 이는 빙상의 쇼트트랙 일부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안이한 자세와 스키종목 포기에서 종합점수를 따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비인기 종목인 바이애슬론과 컬링은 선수와 지도자, 협회 임원이 하나가 되어 있었다는 차이가 있었다.
전북 동계종목은 바이애슬론과 컬링이 가장 효자종목으로 분석됐다.
바이애슬론은 전통적으로 강한 종목임에도 올해는 금7, 은2, 동5개로 1점차로 강원도에 이어 종합 2위를 차지 4년 연속 종합 1위를 놓쳤다. 제대로 된 실업 팀 조차 없는 상황과 강원도 팀의 해외훈련과 물량공세에도 1점차로 아깝게 1위를 내준 것은 선수와 지도자들의 일심동체가 있었기에 가능 했던 것이다.
컬링은 금3, 은1, 동1개로 4점차이로 종합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컬링전용훈련장이 있는 경북 팀에 돌아갔다. 전북컬링은 전주빙상장에서 눈치를 보면서 훈련을 해야 했고 동계체전을 앞두고는 중국 하얼빈과 베이징에서 거액을 들어가면서까지 전지훈련을 했다. 협회장과 감독, 선수들은 이번 대회에서 좋은 기록을 내겠다는 의지가 있었기에 어려운 여건에서도 해외 전지훈련을 과감하게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장 많은 메달과 점수가 있는 빙상은 할 말이 없게 되었다. 특히 쇼트트랙은 전북도에서 직접 관리하는 팀이 있는데도 올해도 금2, 은3, 동3개로 85점에 만족해야 했다. 쇼트트랙 도청 팀은 세계 월드컵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국내 최고의 김민정을 동계체전에 출전 하겠다고 도체육회에 훈련비까지 수령해 놓고 체전을 며칠 앞두고 출전할 수 없다고 일방적인 통보를 해왔다. 선수로서 국가대표의 명예는 말 할 수 없이 귀중하지만 도민을 대표해서 동계체전에 출전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전주인후초등학교의 싱크로나이즈드와 중산초등학교 아이스하키의 분전에도 항상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중․고등학교 팀이 없다는데 있다. 초등학교 선수가 배출되기 때문에 중학교 팀 창단이 용이함에도 아직도 추진과 관련 협의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로 구성된 빙상연맹 회장을 비롯한 임원과 도교육청 담당자들은 이들 팀 창단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주어졌다.
알파인, 스노보드의 스키와 스피드 스케이트는 암울하기만 하다. 선수육성을 해도 서울소재 대학 진학을 원해 우수 선수 유치가 어렵기 때문이다. 도내 기업체에서 실업 팀 창단으로 우수 선수를 영입하는 방법 밖에 없는 상황으로 전북도와 도체육회가 도내 기업체를 대상으로 실업 팀 창단을 유도해야 한다.
특히 스키의 크로스컨트리는 이번 대회에서 은1, 동5개였지만 종합점수는 111점으로 바이애슬론 종합점수 90점보다 월등히 많다. 크로스컨트리는 전북바이애슬론 일부 선수들이 겹치기로 참가하고 있는 상태다. 바이애슬론 선수 수급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에서 크로스컨트리마저 무주일원의 학생들에게 떠넘기기에는 많은 문제점이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인 바이애슬론과 종합점수가 많은 크로스컨트리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인근 지역인 남원과 진안, 장수의 학교들을 대상으로 팀 창단에 모색해야 할 때가 된 것 이다.
쇼트트랙의 해이해진 동계체전 참가 자세와 알파인과 스노보드, 스피드 스케이팅의 속수무책이 바뀌지 않는 한 전북의 동계체전 3위 이상의 도약은 장밋빛 꿈에 불과 할 것이다./장병운기자․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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