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경기침체로 신용불량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신용회복을 채무상담을 받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경기악화에 따른 기업 자금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아 빚더미에 앉게 됐다.
15일 신용회복위원회 전주지부에 따르면 지난 달 전북지역에서 인터넷과 전화·방문 상담을 통해 신용회복 지원 문의를 한 사람은 361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 289명보다 25%나 증가했다.
이 중 정식적인 신용회복 절차를 밟게 된 사람은 191명으로 전년(139명)보다 37%나 늘어나면서 채무 조정을 받게 됐다.
부안에 사는 40대 주부 A씨(40)는 생활형편이 어려워 화장품 방문 판매업이라는 새로운 직장을 다니게 되면서 빚은 지게 됐다. A씨는 영업수당을 받기 위해 무리하게 화장품을 사다가 결국 4000만원이라는 거액의 빚더미에 앉게 됐다. 결국 신용불량자가 된 A씨는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구제를 받게 됐고, 비교적 안정된 직장에서 꾸준히 빚을 갚아가고 있다.
전주에서 건축업을 해왔던 B씨(70)는 갑작스레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5000만원에 달하는 은행 빚을 갚지 못하고 신용불량자가 됐다. 나이가 많은 터라 빚을 갚을 길이 막막했던 그는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처럼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해 자산이 줄고 부채가 늘어난 중소기업인과 서민들이 신용회복 절차를 밟고 회생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는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카드를 사용한 후 이를 상환하지 못하고 있는 금융채무 불이 행자에게 채무상담을 비롯해 여러 금융기관의 채무를 일괄 조정, 경제적 재기와 신용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연체이자는 감면되지만, 채무금액은 조정되면서 채무자 사정에 따라 최장 8년까지 매월 분할 상환할 수 있다.
전주지부 노현래 지부장은 “경기가 안좋아지면서 신용불량자로 전락한 사람이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 해 이맘때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용회복을 위해 방문, 상담을 신청하면서 어려운 경제 상황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고말했다.
한편 신용회복위원회에는 금융회사에 빚을 갚지 못해 연체기간이 3개월 이상 되거나 신용정보 집중기관인 전국은행연합회에 연체 등의 신용거래정보가 등록돼 이미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된 사람 중 총 5억원 이하인 경우 이용이 가능하다. 신용회복지원 제도는 현재 금융회사 간 협약에 의해서 운영되며, 은행, 카드회사, 상호저축은행을 비롯하여 농협?수협의 단위조합, 신협, 새마을금고까지 총 3,600여개의 금융회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김은숙 기자my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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