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댐의 만수를 기원하는 기우제(祈雨祭)가 26일 용담댐광장에서 개최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기우제는 용담댐 저수율이 현재 25%에 머무르는 등 극심한 가뭄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진안군 안천면 주민들이 주관이 돼 행사가 마련됐다.
기우제는 300여명의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적인 의식에 따라 진행됐다.
이정열 안천면장이 초혼관, 신중식 안천노인회장이 아헌관, 용담댐관리단 장종선 팀장이 종헌관을 각각 맡았다.
또한 용담향교 전교를 맡고 있는 박경태(72·동향면)씨가 홀대, 전라북도 향교재단이사 김충기씨가 집례를 맡았다.
이들은 기우제 의식을 따라 용담호에 많은 비가 내려 만수가 되길 신령님께 기원했다.
도민들의 최대 식수원인 용담댐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뭄으로 인해 저수율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 7월부터 올 2월 10일까지 내린 강수량은 전국 평균치의 70%에 불과하다.
이는 통계로 볼 때 지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적은 강수량이다.
가뭄이 계속될 경우 도민들의 식수는 물론, 농사철 용수확보에 비상이 걸리게 된다.
이정열 면장은 “고대 농경사회에서 왕이 주관하는 가장 중요한 의식이 바로 비가 오기를 고대하는 기우제(祈雨祭)였다”면서 “기우제는 물을 다스리는 용왕에게 제사를 지내고 비를 내려달라고 소원하는 것을 말하는 데 이때는 양반도 일반 백성도 누구를 막론하고 참석을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우리 조상들의 풍속을 떠올리며 전 면민들과 마음을 모아 이번 기우제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진안=김동규기자·kdg2066@
◆축문
기축년 2월2일 안천면장 이정열은 목욕재개하고 아룁니다.
대금강 신령님 이강은 근원이 멀고 길게 흐르는데 용담호 이곳에서 공을 드려 기도하고 있으니 응하소서.
가뭄으로 인해 곡식은 타고 생활식수는 부족하여 백성은 우려하며 절명하고 모두 근심하나이다.
신명께서 불쌍하게 여기시고 밝게 살피시어 큰 비를 내려 쓸 수 있게 흘려 주시면 많은 곡식을 얻을 수 있고 물은 가득 채워 우려를 없애주시는 큰 덕을 어찌 잊으리요.
이에 정성을 드려 청결하게 고기와 술을 드려 제사드리오니 내려보시고 흠양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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