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대 안도현교수가 후배들에게 시를 쓰는 법을 안내한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를 한겨레출판에서 펴냈다.

지난해 ‘시와 연애하는 법’이라는 타이틀로 6개월 동안 한겨레에 연재했던 원고를 대폭 손질하고 내용을 보강해 묶은 이 책은 ‘좋은 시는 어떻게 태어나는지’와 ‘좋은 시는 어떻게 쓰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시작법 책인 동시에 오랜 세월 시와 동숙해온 시인 자신의 시적 사유와 고갱들이 담겨져 있다.

‘좋은 시를 어떻게 쓸 수 있는지’에 대한 비법이 수능시험 답안지처럼 나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가 무엇인지’를 말하기보다는 ‘시적인 것’을 탐색하는데 주력한다는 자신의 이야기, 상투적인 것을 피하라는 충고, 한편의 시가 탄생하는 순간에 관한 이야기 등을 통해 좋은 시가 어떻게 탄생되는지에 관한 이야기 이다.

또한 시인은 고등학교 시절에 쓴 시를 부끄러이 공개하면서, 자신이 골랐던 시어 하나하나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기도 하고, 급기야 화장실에서 떠오른 시상 메모가 어떻게 한 편의 시로 탄생하는지 그 과정과 흔적을 소상히 서술하면서 시인과 시에 대한 뒷이야기들을 들을 기회도 마련한다. 그리고 책 속에 좋은 시의 증표로 삼을 만한 100여 편의 시를 소개하며 이 시들이 왜 좋은 시인지에 대한 시인의 도움말이 시와 친해질 수 있는 계기를 자연스럽게 펼쳐놓았다.

특히 이 책의 미덕은 상투성과 난해함이라는 두 장애물을 세련되게 피해가며 시의 내용과 형식이 취해야 할 것의 핵심을 짚어준다는 점이다.

여기에 이 책이 염두에 두고 있는 첫 번째 독자는 시를 쓰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와 더불어 이 책은 시와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 시와 연애하고 싶은 사람들 모두가 기꺼이 읽을 수 있는 시 입문서로서의 노릇도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다.

그런만큼 좋은 시를 쓰고 싶은 사람들은 물론이고 시와 가까워지고 싶었지만 시라는 세계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지 답답해했던 사람들, 그리고 어떤 시가 좋은 시인지에 대한 안목을 기르고 싶었던 사람들, 어떤 시인, 어떤 시집을 읽으면 좋을지 막막했던 사람들에게 맞춤서적이다, 그래서 이런 고민에 휩싸인 사람들에게는 필독서다.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원광대 국문학과와 단국대 대학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한 시인은 1997년 전업작가 후 2004년부터 우석대학교에서 문학지망생들에게 시 길라잡이로 활동하고 있다./이상덕기자·leesd@

저작권자 © 전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