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87년 5월에 전북 문화계에는 하나의 사건(?)이 일어났다.

다름아닌 문화저널의 백제기행을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척박했던 전북문화계에 감히 엄두도 내지 못했던 ‘우리는 파랑새를 보았다’란 주제로 동학농민혁명의 발자취를 따라 나섰다. 도내 미술인, 음악인, 연극인, 일반인들이 삼삼오오 손을 잡고 떠난 백제기행은 이제 현실이 아닌 전북 문화계의 전설이 되었다.

지난 21년 전북은 물론 한반도 곳곳과 우리 숨결이 담긴 국외 문화유적지를 발품 팔며 나선 백제기행은 해박한 전문가의 길라잡이와 마음과 뜻이 맞은 사람들이 사계절을 가슴에 안고 죽어있는 문화유산에 숨을 불어넣었다.

올해로 22년을 맞은 백제기행이 새단장을 시작한다. 기행문화의 보통명사가 된 백제기행은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다양한 문화현장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땀내음 나는 현장을 다시 찾아 나선다.

첫 번째 기획이 진행될 3월 행사에서는 최근 사리장엄구가 발굴돼 백제사를 다시 쓰게 된 미륵사지 석탑을 품는다, 14일 떠나는 제 117회 백제기행은 무왕과 백제의 이야기 속으로 떠나며 사리장엄의 비밀과 백제중흥의 꿈이 간직된 궁궐터와 왕궁리 유적과 5층 석탑, 그리고 저 멀리 아련한 서동요의 가락에 몸을 싣고 천년 시간여행을 떠나는 셈이다.

해박한 역사지식을 재치 있고 구수하게 풀어내는 우석대 조법종교수가 강사로 나서며 제석사지와 석불사도 방문한다.

선착순 30명이며 14일 오전 9시 30분 태평양수영장 앞에서 출발한다, 매회 기행마다 답사자들이 몰리는 의미있는 문화유산 답사다. 기타 자세한 문의는 273-4823./이상덕기자·lees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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